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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종합시장 주변 오토바이 주차난을 덜기 위해 인도(人道)를 떼어내 정차용으로 만든 이륜차 전용주차장이 장시간 주차된 오토바이로 가득 차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2일 동대문종합시장 부근 흥인지문 방향 종로 1개 차선은 물건을 싣고 내리는 오토바이와 종합시장 주차장에 진입하려는 승용차로 가득 차 차량통행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종합시장 주변은 옷감용 원단을 운반하는 하루 1,500~2,000대의 오토바이가 오가고 상인과 쇼핑객들로 매우 혼잡한 곳. 특히 원단을 실으려는 오토바이들이 도로에 정차하며 교통 체증도 심했다. 종로구청과 혜화경찰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010년 11월과 2011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인도 일부를 터 106면의 오토바이 전용 주차장을 시범 설치했다. 물건을 싣기 위한 용도로 만든 만큼 최장 2시간만 세워 최대한 많은 오토바이가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워낙 오토바이가 많은 데다 일감이 없어 운행하지 않는 오토바이가 늘며 장시간 주차된 오토바이들이 자리를 꿰찼고 잠시 정차해야 하는 오토바이는 자리가 없어 예전처럼 도로에 불법 주정차를 하는 실정이다. 이륜차 전용주차장이 제기능을 잃으며 교통체증은 여전히 심하고 인도만 더 복잡해진 셈이다.
이곳을 담당하는 종로구청ㆍ혜화경찰서도 문제는 인식하고 있지만 뾰족한 답은 없는 상황. 구청 관계자는 "2시간 이상 주차된 오토바이를 일일이 적발하기도 힘들고 단속을 피해 오토바이가 시장 주변 다른 곳으로 옮기면 그쪽도 혼잡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경찰 역시 하루 10만원의 일당을 벌기에도 빠듯한 퀵서비스ㆍ배달 업자에 3만원의 범칙금을 무조건 부과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는 당국의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오토바이 운반일을 하는 최모(50)씨는 "처음 만들 때부터 일부 오토바이의 장기주차는 예상할 수 있었다"며 "일하는 사람들의 의식도 문제지만 보다 관리를 잘했다면 이 정도까지는 안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구청은 이륜차 주차공간 부족이라는 원인을 잡기 위해 종로40길 지하에 450면 규모 이륜차 주차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제 막 밑그림을 그려가는 단계라 이 지역 혼잡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 관계자는 "오는 18일 주차장법 개정안이 시행돼 이륜차 주차장 설립 근거가 마련됐다"며 "최소 150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여 서울시와 예산 분담 문제, 설계 방식 등을 놓고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