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외산게임은 갑?

주말·공휴일마다 접속자 몰려 '리그오브…' 서버 장애 잇따라 심시티5·디아블로3도 홍역<br>이용자·PC방 업주 불만 폭주 업계, 서버 증설 투자엔 뒷짐 환불 지연등보상은 나몰라라


국내에서 출시된 외산 온라인 게임이 수시로 접속 장애를 일으키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한정된 게임 서버에 이용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장애가 발생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할 뿐 적극적인 서버증설이나 실질적 보상등 해결책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다.

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과 6일 라이엇게임즈의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에 또 다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라이엇게임즈는 긴급 서버 점검을 실시하고 신규 접속 이용자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청소년 이용자들이 많이 몰리는 공휴일이나 주말이면 어김 없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1월 국내에 출시된 리그오브레전드는 1년 넘게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1위를 달릴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잇따른 접속 장애로 이용자들의 원성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1주일 가까이 정상적인 게임 접속이 불가능해지자 유료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PC방 업주들이 단체로 항의하는 사태까지 빚었다. 라이엇게임즈는 일반 이용자에게 유료 아이템을 지급하고 PC방 업주에게 서비스 기간을 연장해주는 보상안을 내놨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와 한국지사의 모든 기술진들이 서버 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당분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활한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아 한국 이용자와 PC방 가맹점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다양한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외산 게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3월 EA가 선보인 '심시티5'는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출시 하루 만에 게임 접속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용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EA는 신작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며 보상에 나섰지만 국내 서비스를 담당하는 EA코리아는 당시 페이스북에 "아시아에서는 불법복제 이용자가 많아 서버 증설이 어렵다"는 답변을 올렸다가 유료 이용자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지난해 5월에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3'가 서버 장애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블리자드는 잇따른 접속 장애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자 이례적으로 환불을 실시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환불 대상을 게임 내 캐릭터 등급인 40레벨 이하로 제한해 생색내기라는 비난을 받았고 환불 역시 차일피일 미루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태료 800만원의 중징계를 받았다. 출시 당시만 해도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4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한 디아블로3는 최근 점유율이 1%대로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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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 게임에 서버 장애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게임업체 비해 운영하는 게임 서버의 용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게임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날수록 서버를 증설해 원활한 게임 접속을 보장해야 하지만 비용 문제를 이유로 이에 대한 투자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본사 방침에 따라 국내가 아닌 해외에게임 서버를 운영하고 있어 사실상 게임 판매에만 급급한 나머지 서비스에는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버 증설을 단행한 경우에도 몇 차례에 걸쳐 서버 용량을 늘리고 통신망 최적화를 단행했다고 밝힐 뿐 최대 동시접속자 규모가 어느 정도 늘어났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외산 게임의 서버 장애에 따른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도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공정위는 지난 3월 온라인 게임 표준약관을 제정하고 온라인 게임의 서버 장애와 관련한 환불 및 보상책을 발표했다. 약관에 따르면 게임사업자의 책임으로 사전 고지 없이 유료 서비스가 하루에 4시간 이상 연속으로 중지되면 해당 시간의 3배를 무료로 연장해야 한다. 하지만 표준약관의 특성상 강제성이 없는 권고안 수준에 불과한 데다 보상 규정도 미미해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단 게임을 출시하고 나면 유료 아이템 판매에만 치중한 나머지 서버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유독 외산 게임의 서버 장애가 빈번한 만큼 게임 출시 전에 서버 운영 능력을 검증하고 서버 장애에 보다 강도 높은 처벌 규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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