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급등하는 서민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밀가루에 붙는 관세를 낮추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관계부처 간 협의를 거쳐 현재 4.2%인 밀가루 관세율을 대폭 인하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0%의 할당관세가 적용돼 관세 없이 수입하는 일반 밀과 같이 밀가루에 대해서도 관세율을 0%까지 낮출 방침”이라며 “관세율 0%는 시장 상황을 감안해 한시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밀가루 수입량은 국내 생산량의 약 5%인 연간 7만2,000톤 규모에 달한다.
정부는 또 농수산물유통공사(aT)를 통해 밀가루를 직접 수입해 싸게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식품업체나 요식업체가 개별적으로 수입하는 것보다 aT가 업계 수요를 취합해 일괄적으로 대량 수입하는 것이 물량 확보나 가격협상력 등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 밀 가격은 지난해 6월 톤당 228달러에서 올 3월 424달러까지 급등하다가 5월 현재 다시 305달러로 하락했지만 통관기준 가격은 지난해 7월 248달러에서 올 5월 545달러로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밀 통관가격이 급등하면서 밀가루를 재료로 쓰는 빵ㆍ라면 등의 식품물가도 꾸준히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현재 라면 값은 전년 동월비 14.5%, 스낵과자와 빵 가격도 각각 15.7%, 12.4%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