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긴축 가능성과 유럽 재정위기로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시 진입시기를 놓친 펀드투자들은 주가 조정을 활용해 투자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하고 870억원이 순유입 되며 10거래일 만에 설정액이 증가했다. 옵션만기 쇼크와 글로벌 악재로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아래로 내려앉자 지금까지 가격부담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던 개인투자자들이 저가매수에 나선 것이다. 주가가 급등한 이달 들어 국내주식형펀드에선 1조6,225억원이 빠져나가며 지난달(1조6,343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순유출 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최근 옵션만기 쇼크를 시작으로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악화됐지만, 이는 추세적 악화가 아닌 가격조정인 만큼 매수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재경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파트장은 “단기적으로 유럽 재정위기, 중국 긴축정책 등이 주가 조정의 빌미를 제공하기는 했지만,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인 만큼 이번 조정을 매수기회로 보고 주식이나 원자재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악재가 수면 밖으로 드러난 상황일 뿐 중국의 긴축은 장기적인 경제성장의 속도조절로, 남유럽 재정문제는 추가적인 악화가 아닌 해소국면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내년 펀드투자전략을 짤 때도 이런 큰 틀에서 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다만 단기 투자자라면 주가가 당분간 탄력적 상승을 보이기 어려운 만큼 변동성이 적은 배당형펀드와 가치형펀드에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대형주에 대한 가격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중소형주 편입비중인 높은 가치형펀드의 경우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는 ‘1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주식형펀드도 단기조정이나 상승추세 둔화가 불가피해 보이지만, 추세적 하락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역시 글로벌 성장 축이 이머징 국가로 이동할 것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는 지적이다. 김용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기조 둔화로 글로벌 유동성 흐름이 다소 둔화되겠지만,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은 지속돼 단기조정 후 이머징마켓 펀드의 완만한 상승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하락은 증시 단기 급등과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속도조정의 과정”며 “중국의 경우 긴축정책에 들어가면 성과가 안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거치식이 아닌 분할적립식으로 투자하기에 적합한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펀드 역시 약 달러 추세와 물가상승 등을 놓고 봤을 때 양호한 수익률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경 삼성증권 파트장은 “내년은 올해보다 더 물가상승 가능성이 높아 원자재펀드가 수익을 낼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금리상승 기조가 본격화된 만큼 금리상승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는 채권형펀드는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수단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