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월 8일] 최지성·남용의 고민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요즘 때 아닌 손님들로 방 잡기가 어려울 정도다. '먹고 행운을 잡기(Eat Drink, Get Lucky)' 위해 카지노를 찾은 인파 때문은 아니다.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인 'CES 2010'에 참관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호텔이 만원이다. 2,800여 업체가 참석한 'CES 2010'. 하지만 실제 주인공은 극히 소수다. 그 중 삼성전자ㆍLG전자는 귀빈 중에서도 귀빈이며 가전 트랜드의 리더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과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어떻게 보면 부러울 것이 없는 최고경영자(CEO)들이다. 현지의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최 사장과 남 부회장의 얼굴에서 어느 가전 CEO보다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감 이면에는 깊은 고민도 보였다. 기자 간담회에서 이들 CEO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디바이스(장치ㆍ기계)로 성장해 현재의 명성을 누리는 업체인데 이제는 한계를 생각해야 한다. 패러다임이 디바이스 제품을 넘어 콘텐츠로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CES 2010 전시회에서 직접 보며 새로운 과제를 인식하게 됐다." 단적인 예로 CES 2010에서 실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구글의 넥서스원이다. 넥서스원이라는 휴대폰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이유는 '기계' 자체에 있지 않았다. 구글의 컨텐츠가 결합돼 만들어낼 가공할 만한 위력 때문이다. CES 2010도 디바이스보다 컨텐츠를 더 대접하는 것이다. 최지성 사장은 스마트폰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못했다며 반성하기도 했다. 남 부회장도 "우리는 백화점을 짓고 애플은 매장을 지어 돈을 벌어온 셈이라며 하드웨어 경쟁만으로는 이길 수 없는 게임에 직면했다"고 털어놓았다. 삼성과 LG가 디바이스로만 1등일지 콘텐츠 경쟁에서도 1등 기업이 될지는 최 사장과 남 부회장의 역할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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