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talk talk] 김동훈 KT텔레캅 사장

"조직력 강화로 내년말엔 흑자전환"

[CEO talk talk] 김동훈 KT텔레캅 사장 "조직력 강화로 내년말엔 흑자전환" 이연선 기자 bluedash@sed.co.kr 날카로운 눈빛, 곧은 자세, 깍지를 낀 두 손까지. 김동훈 KT텔레캅 사장의 첫 인상은 꼭 군인 같았다. 스무 살에 KT에 입사해 36년 만에 자회사 초대 CEO가 된 이 반듯한 인물에게 본인의 성격을 물었더니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고약하죠." 최근 1주년을 맞은 KT텔레캅으로 화제가 바뀌자 그의 대답은 조금 더 길어졌다. "조직력을 강화하는데 가장 역점을 뒀어요. 직원들 막 야단치고, 스트레스도 많이 줬죠. 사장님 때문에 머리에 쥐난다고 털어놓는 직원도 있었으니까"라며 살짝 미소를 비친 그는 "하지만 이대로만 간다면 내년 말부터 월간 기준으로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걸로 봅니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사무실 벽에는 '자강불식(自彊不息)', 즉 '스스로 힘써 쉬지 않는다'는 그와 어울리는 문구가 걸려있었다. -지난해 11월 KT텔레캅이 보안전문회사로 분사했고, 이어 12월 취임했던 사장님도 이제 1년이 되셨습니다.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선 본사 강당에서 조촐한 행사를 가졌습니다. 처음 와서 보니까 회사 기초가 많이 허술하더라고요. 이걸 다지는데 가장 신경을 많이 썼어요. KT텔레캅은 작은 회사지만 경영이라는 건 확실히 부서업무와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도 KT에 계실 때 기획조정실, 홍보실 같은 주요부서에 계셨잖아요. ▦네. 기조실에선 예산을 담당해서 12조원이나 되는 엄청난 예산을 굴려봤죠. 홍보실에선 1년 있었는데 한국통신에서 KT로 이름 바꾸는 작업을 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죠. -지금은 KT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았지만, 그 당시엔 잘못하면 훗날 엄청난 원망을 들을 수도 있다는 생각 안 드셨나요. ▦물론 들었죠. 회사에서도 한 차례 추진했다가 덮은 일이기도 했어요. 임원들 반대도 심했고. 하지만 외부 컨설팅을 받아보니까 반드시 해야겠더라고요. 한국통신은 50대의 이미지라는 조사결과가 나왔거든요. 임원회의에서 2번이나 부결이 됐지만 결국 3번째에 통과했어요. 당시 이상철 사장님이 긍정적이었던 것이 큰 역할을 했죠. -샐러리맨 36년이라. 도대체 비결이 뭐냐는 질문 많이 받으시죠. ▦열심히 일했고, 운 좋게도 인정 받는 계기가 있었던 거죠. 전 시골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상경했어요. 71년 당시 체신부에 기술직으로 입사해서 나 혼자 일어서야 했어요. 그래서 후배들한테 충고할 때도 이렇게 말해요. 외부에서 도와줄 사람 찾지 말고, 직 상급자를 내 배경(빽)으로 만들어라. -대형 통신회사와 작은 보안업체는 많이 다를 텐데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지역본부와 지사의 운영 실태였어요. 경쟁사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서 각각의 담당구역이 너무 넓을 뿐 아니라, 현장에 아무 책임도 권한도 없다 보니 아무래도 소극적이더군요. 그래서 일단 현장에 권한을 줬어요. 저가경쟁도 제가 온 뒤로는 당장 그만두도록 지시했어요. 가격이 아니라 자신감으로 승부하라고 그랬죠. 처음에는 모두들 힘들어 하더니 차차 먹히기 시작하더군요. 최근에는 경쟁사보다 오히려 더 높은 가격에 계약을 따오는 사례도 나오고. -올해는 경쟁사인 에스원 직원의 강도사건으로 업계 전체가 위기를 맞기도 했는데요. KT텔레캅 경영에도 영향이 있었나요. ▦보안업계 전체의 악재였지요. 다행스럽게도 경영에 큰 영향은 없었어요. 직원들에게도 누누이 강조하고 있어요. 남의 집 일이라고 절대 안심할 일이 아니라고. 현장 직원들이 많이 힘들 다는 것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적자를 내는 회사가 직원들의 처우를 당장 개선해주기도 힘들거든요. 보안업계는 성장기에 있는 업종이에요.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흑자전환이 되면 봉급과 처우를 점차 개선해줄 생각이에요. -흑자전환은 언제쯤 가능할까요. ▦지난해엔 매출 1,150억원, 당기순손실 24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매출 1,280억원에 당기순손실이 60억원으로 줄었죠. 지금 추세대로라면 내년 말에 1년 당기순이익은 안 되더라도 월간 흑자전환은 가능할 거에요. 변수는 오래된 단말기의 업그레드 투자비용인데. 내년 한 해 동안 한꺼번에 바꾸면 비용이 부담스럽거든요. 그래서 2년에 걸쳐 바꾸면 2010년부터 연간 흑자가 날 꺼에요. 매출 규모는 아직 못 미치지만 매출 신장률과 고객가치는 내년 말에 에스원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겁니다. -KT텔레캅은 KT그룹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U-시티' 건설사업의 방범분야를 맡고 계신데, 이 부분의 미래 성장성은 어떻게 보시나요. ▦화성 동탄신도시, 흥덕지구 등에 설비를 구축했고, 대전 서부신시가지에도 들어갈 예정이에요. 현재는 설비 구축에만 머물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운영까지 묶어서 해야 한다고 봐요. 보안서비스로 접근해서 초기 설치비를 부담시키지 않고, 자본과 서비스 비용을 한꺼번에 묶어서 월정료 형식으로 내는 것이죠. -주량이 세시다고 들었는데요. ▦(웃음) 누가 그래요? 원래 소주 2잔이면 얼굴이 붉어져요. 마시면서 실력이 는 거죠. 지구상 생물체 중 인간이 환경에 제일 잘 적응한다고 하잖아요. 아마 주변에선 제가 아무리 취해도 다음날 어김없이 제시간에 출근하니까 술이 세다고 생각하나 봐요. ● KT텔레캅은 업계'빅3'중 유일한 토종업체KT와 'U-시티'프로젝트 참여 KT텔레캅은 세콤, ADT캡스 등과 함께 국내 보안업계 '빅3'에 해당되는 업체로 셋 가운데선 유일한 토종 브랜드다. 지난 95년 경찰청 순찰점검 서비스로 시작, 98년 7월부터 '텔레캅'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고, 2001년 KT링커스로 사명이 변경돼 공중전화사업과 경비사업을 운영했다. 이후 2006년 11월 두 사업체를 분리, KT텔레캅은 KT그룹의 보안전문회사로 자리잡았다. KT텔레캅은 지난 8월 영상보안서비스 '텔레캅-아이'를 출시하면서 공격적인 사업영역 확장을 선언했다. 또 모기업인 KT컨소시엄에 참여해 'U시티' 구축 프로젝트에서 U방범을 담당, 신도시 보안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내년에 올해보다 소폭 늘어난 1,459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당기순손실 규모를 30~40억원으로 더 줄일 계획이다. 시장은 KT텔레캅의 보안서비스가 모기업의 사업영역과 통합 운용될 경우 경쟁업체에서 기대하기 힘든 시너지 효과를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입력시간 : 2007/12/16 18:00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