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600만 유커 한국 풍속도 바꾼다] <하> 한국적 문화관광 키우자

문화유산·청정자연… 한국만의 콘텐츠로 '관광성찬' 차려야


中관광객 재방문율 떨어지는데 '그 나물에 그 밥'식 쇼핑만으론
일본·홍콩 등과 경쟁서 뒤처져

유교 등 亞 고유문화 활용하고
천혜의 자연환경 적극 상품화… 지역 인프라 확대 경쟁력 키워야
줄어드는 씀씀이 대비책도 필요



전 세계가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끌어들이기 위해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거리상으로 가까운 동아시아 국가들의 관심이 크다. 유커의 특성에 맞춘 맞춤형 관광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결국 승부수는 콘텐츠에 있다. 한국이 갖고 있는 고유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새로운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관광인프라를 늘리고 제도적 환경과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국가적인 관광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쇼핑에 치중한 현재의 관광산업으로는 기반이 취약하다는 이유에서다.

◇유교 전통유산을 적극 활용해야=지난 9월 중국 남부의 섬인 하이난다오에 세계 최대의 시내면세점이 오픈했다. 4만5,000㎡로 국내 최대인 롯데면세점 본점(1만800㎡)의 4배 이상이다. 해외로 나가려는 중국인들을 국내로 흡수하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홍콩·일본·대만 등 각국은 대규모 쇼핑센터를 만들어 유커를 흡수하는 데 전력하고 있다. 한국의 전망이 그렇게 밝지만은 않은 이유다. 이에 따라 이들 경쟁 상대국에는 없는 한국만의 고유한 문화관광 상품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리고 이를 전국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

문화면에서는 아시아 고유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유교와 불교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이후 전통유산은 중국에서 거의 사라졌다. 지난 수십년간의 고속 경제성장과 주요2개국(G2) 부상에 따른 중화 문명권에 대한 자신감으로 유교 전통사상을 되찾는 중국인들이 늘어나고 이것이 한국을 찾는 이유다. 같은 유교문화권이기는 하지만 이미 일본이나 베트남에는 없는 한국만의 고유유산이다. 경복궁이 인기가 있는 것은 그런 이유다.


또한 자연재해가 없는 청정자연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가 대표적이다. 실제 자연환경 자체로는 경쟁국 일본이 더 낫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최근의 자연재해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도시의 경관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장점이다. 쇼핑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팔 것인가다. 해외 명품을 면세로 파는 것은 지속적인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 같은 화장품이라도 한국산을 파는 것이 경쟁력을 가지는 이유다. 여기에 '한류'를 더하는 것은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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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한국관광학회장(강릉원주대 교수)은 "관광은 국가경제를 활성화하는 핵심산업이 되고 있다"며 "특색 있는 자연 및 문화 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상품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인프라를 지방으로 확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관광시설이 서울이나 제주도 등 특정한 지역에 집중된 상황에서 파이를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유커를 끌어들일 수 있는 교통이나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관광지 이용시설을 유커에 맞게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원섭 목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중국 관광객 확대를 위해서는 지역관광 경쟁력 키워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역주민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사업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커 소비증가율 둔화에 대비 필요=관광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유커들이 숫자로서는 많지만 약점도 있다. 다시 한국을 찾고 싶은 재방문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의 '2013 방한관광시장분석'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관광목적 한국 재방문 의사가 있는 방한 중국인은 3.95에 불과했다. 만점은 5점으로 이는 전체 외래관광객 평균(4.07)보다 낮다.

한류의 인기를 따라 한국을 찾았지만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전반적으로 지출 증가율이 둔화된 것도 감안해야 한다. 세금환급(Tax Refund) 전문회사인 글로벌 블루사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전 세계 관광객들의 면세점 쇼핑 지출이 3% 감소했다. 이는 2009년 이래 처음이다. 전 세계 면세점 판매액 중 약 27%가 유커였지만 지난 2·4분기 지출 증가폭은 9%에 그쳤다. 최근 수년간 30~50%에 달했던 증가폭에 못 미치는 것이다.

전반적인 성장률 저하와 함께 내수활성화에 방점을 찍은 중국 정부의 의지에 따라 당분간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관광공사도 방한하는 유커의 증가율이 지난해 52%에 비해 오는 2016년부터는 10%대로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관광산업도 저성장 기조에 들어가는 것이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 출석해 "관광객들의 지출이 적은 것이 문제로 앞으로 부가가치 높은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며 "개인관광객이 늘어나고 있고 차츰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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