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서비스인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이 무선데이터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KTF, LG텔레콤의 지난 2ㆍ4분기 데이터 매출은 정체 상태에 빠져 이 같은 우려를 심화 시키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T의 지난 2ㆍ4분기 데이터 매출은 1ㆍ4분기에 비해 10% 이상 줄어드는 등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KTF는 지난 1ㆍ4분기에 비해 데이터 매출이 소폭 증가했지만 이는 단지 문자메시지 발송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상파 DMB가 무선테이터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는 지상파 DMB 서비스의 도입 당시부터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KTF와 LGT는 지난해 말부터 지상파 DMB 서비스의 유료화를 주장해 왔다. 올들어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지상파 DMB폰을 구매한 고객은 KTF가 30만명, LGT가 20만명 수준이며 비(非) 휴대폰 단말기를 구매한 고객은 80만명에 달한다. KTF와 LGT의 가입자가 1,870만 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지상파 DMB 단말기 구매 고객의 숫자가 아직까지는 크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지상파 DMB 단말기 구매자들과 무선데이터 시장의 주요 수요층이 중복된다는 점에서 지상파 DMB의 무선테이터 시장 잠식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데이터 통화는 10~30대 사이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중ㆍ장년층의 이용은 문자메시지를 제외하면 거의 없는 편이다. 또한 데이터 통화는 아직까지 용도가 벨 소리나 통화 대기음 설정, 모바일 게임이나 화보 보기 등 휴대폰 꾸미기나 엔터테인먼트에 주로 이용되기 때문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지상파 DMB와 경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간 때우기 일변도인 데이터 통신의 용도를 보다 실용적인 분야로 확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모바일 뱅킹이나 휴대폰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지원하는 단말기를 보다 확대하고 실생활에 꼭 필요한 서비스 발굴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초고속이동통신(HSDPA) 등 차세대 통신기술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지상파 DMB에 밀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