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신제윤, 우리금융 대대적 수술 시사

"당장 매각 안되면 도덕적 부분이라도 바꿔야"<br>■ 서울경제신문, 심야 단독 인터뷰<br>민영화 지연에 조직 정치화<br>임직원 인사 때마다 줄대고 영업력은 갈수록 훼손 심각


신제윤(55ㆍ사진)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수차례 매각이 불발된 우리금융지주에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공적자금 투입 이후 주인 없는 회사가 되면서 임직원들이 인사 때 외부에 줄을 대고 영업력은 갈수록 훼손되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신 내정자가 이처럼 강하게 나옴에 따라 우리금융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신 내정자는 특히 최근 금융시장 상황과 관련,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의 내치(內治)"라는 표현을 해 우리금융 외에 이른바 '친MB 회장'과 권력을 남용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일부 사외이사 등에 대한 수술 의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신 내정자는 청와대 임명 발표 이후인 2일 밤 자택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오후11시15분부터 1시간 넘게 심야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향후 정책방향을 공개했다.

신 내정자는 우선 "제일 청탁이 많은 게 우리금융"이라며 "당장 주인을 못 찾아주면 도덕적인 부분이라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금융 민영화가 지연되면서 조직이 지나치게 정치화됐다"며 "(우리금융은) 청탁 순서대로 일이 해결된다. 제일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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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매각 방식과 관련해서는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민주 방식'에 대해 "절대 불가하다"고 못박았다. 그는 "금융은 전문가가 해야 한다"며 "국민주 하면 온 국민이 자기 주식에 매달려 5~6주 갖고 보면서 일을 안 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국민주 방식인) 포스코와 한국전력은 실패한 것"이라며 "그때 아예 국내에 줬으면 됐는데 사실상 외국 기업이 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치금융' 문제도 언급했다. 신 내정자는 "관치(官治)가 없으면 정치(政治)가 되는 것이고 정치가 없으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의 내치가 되는 것이다. '내시'들이 하는…"이라며 최근 금융권의 행태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관치보다 못한 것이 정치권의 개입이고 이를 이용해 승진하려는 사람들로 금융회사가 망가진다며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정책금융기관들에 대해 신 내정자는 "정책금융이 문제라고 얘기하는데 정책금융은 몇 사람이 카리스마 있게 하고 있다"며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신 내정자는 이날 오후 내정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문제에 대해 "당분간 (완화할) 생각은 하지 않겠다"며 "다만 금융회사의 건전성도 봐야 하지만 부동산 경기 활성화도 필요하고, 이는 상호 연계되는 부분"이라고 밝혀 어떤 식으로든 부동산대책을 강구할 것임을 내비쳤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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