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공기업 '포스코 방식' 민영화 왜 나왔나

'反민영화 정서' 달래고 노조 저항 최소화 포석<br>포이즌필 도입…적대적 M&A시도 무력화<br>여권내도 이견 많아 계획대로 될지 미지수



13일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 오해와 진실’ 자료에서 밝힌 내용은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여러 반발과 문제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가령 포스코처럼 국민주 방식으로 민영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서민생활 서비스는 민영화 이후에도 가격을 규제하기로 한 것은 사회 일각의 반(反)민영화 정서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적극적인 고용 보장을 통해 공기업 노조의 저항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재벌이나 외국기업의 소유 지분 제한, 중소기업 컨소시엄 구성 등은 경제력 집중과 국부 유출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포이즌필(독약처방)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도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무력화하려는 의도이다. 하지만 포스코 방식 민영화의 경우 정부와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견이 많아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민영화 이후에도 ‘가격 규제’=정부는 공기업 민영화가 각종 요금 인상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다양한 견제ㆍ보완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민영화를 하더라도 가격 결정권을 지닌 민간 독과점 기업을 허용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특히 정부는 서민 생활과 직결된 서비스는 민영화 후에도 가격을 규제하기로 했다. 정부 규제로 한국통신(현 KT)의 전화요금이 민영화 이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KT 전화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72% 수준이다. 정부는 또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나 낙후지역에 대한 공공서비스도 유지해 사회적 형평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리해고 않겠다” 선언=정부는 이번 자료에서 공기업 개혁이 대량 해고 사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적 고용안정’ 원칙을 밝혔다. 이전 정부에서 안양ㆍ부천지역난방설비와 고속도로관리공단 매각 때 5년간 고용 보장 조건을 제시한 게 유사 사례다. 정부는 민영화에 따른 재정수입을 직업훈련프로그램 등에 투입해 재취업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통폐합이나 기능조정ㆍ경영효율화 등 조치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더라도 정리해고는 하지 않기로 했다. 기관의 일부 조직ㆍ기능을 분사하거나 아웃소싱할 때도 고용승계 조건을 적용한다. 희망자를 대상으로 부서 배치를 바꾸거나 취업도 알선하기로 했다. 아울러 공기업 개혁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청년 구직자에 대한 피해로 연결되지 않도록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자연 감소분의 50% 수준에서 신규 채용을 계속하기로 했다. ◇1인 대주주 안 만든다=정부는 또 공기업 매각 때 동일인 주식소유 제한, 컨소시엄 구성, 우리사주 및 일반공모 방식 등을 도입해 재벌이나 외국기업이 1인 대주주가 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이 같은 견제 장치는 이번에 새롭게 도입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 정부는 포항제철(현 포스코)과 한국담배인삼공사(현 KT&G), KT 등을 민영화할 때 동일인 소유한도를 각각 3%, 7%, 15%로 설정해 특정 개인이나 기업에 지분이 집중되는 것을 막았다. 특히 지금처럼 대기업의 은행소유가 금지된 현실에서는 우리금융이나 산업은행 등 대형 금융기관의 지분매각 과정에서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외국인에 대해서도 참여 지분을 제한하고 추가적인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포이즌 필’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국민주 민영화 성사 여부는 불투명=국민주의 장점은 국민의 혈세가 들어간 공기업을 민영화하면서 과실의 일부를 국민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실제로 국민주 카드를 꺼낼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국민주는 실패한 민영화 방식”이라고 못박았다. 우선 국민주는 주식시장에 물량 부담을 가져와 증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1988년 6월과 1989년 5월 포철과 한국전력을 국민주 형식으로 매각, 상장하는 과정에서 과다 물량 공급으로 증시가 침체됐다. 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제 가격을 받을 수 없고 자칫 ‘주인 없는 기업’으로 전락해 경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국민주를 보유한 소액주주가 차익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외국인의 지분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도 “공기업 민영화 방식이 확정된 것은 아니고 국민주도 원론적인 차원의 얘기”라며 “개별 기업들의 민영화 과정에서 적용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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