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아시아 프리미엄' 공조를

국제유가가 볼리비아의 자원 국유화 선언이라는 악재를 만나 다시 사상 최고가를 넘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ㆍ중국 등이 주로 수입해 쓰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3.58달러나 폭등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68달러선을 넘어섰다. 한ㆍ중ㆍ일 3국은 고유가시대를 이기기 위해 저마다 자원외교다, 에너지 절약이다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고유가의 중압을 이겨내기가 녹록지 않다. 여기에다 중동의 석유회사들은 단지 아시아 국가라는 이유로 석유값에 웃돈 1~2달러를 얹어 팔며 ‘아시아 프리미엄’이라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 문제는 ‘아시아 프리미엄’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점이다. 이제 막 1,000달러를 넘어선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000~5,000달러선이 되면 중국은 석유를 포함한 전세계의 모든 자원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고 중동 산유국의 ‘강짜’는 더 심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한ㆍ중ㆍ일 3국은 고유가시대를 넘기 위해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사우디ㆍ모로코ㆍ나이지리아 등을 순방하며 석유확보에 총력을 쏟았다. 후 주석은 지난 2003년 취임 이후 지금까지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과 남미ㆍ아프리카 등 20여개국을 상대로 공세적인 자원외교를 펼쳐왔다. 일본은 에너지 절약을 통해 고유가의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전략은 어느 정도 먹혀들어 경기회복 중인 일본은 21년 만에 휘발유 판매가 감소했다. 세계 4위 석유 수입국인 우리나라도 해외유전 확보와 활발한 자원외교를 펼치면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ㆍ중ㆍ일 3국은 ‘아시아 프리미엄’ 줄이기를 위한 공조에는 아직 미온적이다. 당장 배럴당 1~2달러, 장기적으로는 그 이상의 유가비용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이 있다. 각자 살아나갈 방도를 꾀한다는 의미로 지금 한ㆍ중ㆍ일 3국이 ‘아시아 프리미엄’이라는 장벽에 대응하는 방식이 흡사 ‘각자도생’과 같다. 하지만 힘은 합쳐야 커진다. 한ㆍ중ㆍ일 3국이 세계 원유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는데도 부당한 횡포를 수수방관하는 것은 어리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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