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성역 없는 쇄신… 태풍 몰아칠것" 초긴장

■ 삼성, 감사·인사팀장 동시 교체<br>조직·사람서 일하는 방식까지<br>혁신 걸림돌 과감한 척결 의지<br>"자칫 사기저하 우려" 목소리도

"감사팀장에 이어 인사팀장까지…." 삼성이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핵심 요직인 경영진단(감사) 팀장과 인사지원 팀장을 동시에 전격 교체하자 삼성 내부는 앞으로 몰아닥칠 감사ㆍ인사 태풍을 피부로 감지하며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특히 이번 인사가 조직과 사람, 일하는 방식 등 그룹 전반을 뼈 속까지 바꾸려는 쇄신신호탄으로 받아들이며 향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 역시 삼성의 전격 인사에 또 한 번 크게 놀라는 표정이다. 감사팀장은 교체가 예정됐던 사안이지만 그룹의 인사ㆍ조직ㆍ노사 등을 총괄하는 인사팀장도 바꿨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감사는 사후, 인사는 사전 인력관리를 맡고 있는 조직문화 총괄 책임자"라며 "2명의 핵심 요직을 동시에 교체한 것은 성역 없는 쇄신을 통해 '뉴 삼성'을 만들겠다는 이건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특히 이번 핵심 요직 교체는 삼성이 언제든지 누구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인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의 요직을 비정기 인사를 통해 교체함으로써 인적ㆍ조직 쇄신 대상에 '모든 사람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한마디로 쇄신을 위해 걸림돌이 되는 것은 과감히 척결한다는 과단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쇄신의 폭도 당초 예상했던 감사팀 독립 및 기능 강화 외에도 일하는 방식 등 전방위에 걸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그룹 차원의 인적 및 조직쇄신 권고안이 곧 만들어져 계열사 전반으로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각 계열사의 감사 및 인사팀장 등의 교체가 명약관화하다. 계열사들은 이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쇄신에 나서 새로운 조직을 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그룹 차원의 계열사에 대한 감사도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혁신을 이끌어나가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게 뻔하다. 이 과정에서 소소한 부정행위를 저지른 임원 및 직원에 대해서는 퇴사 등 강도 높은 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은 지난 1993년 이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최대의 메가톤급 변혁에 직면하고 있다. 쇄신이 원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부정 행위와의 단절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경영 선언에 버금하는 변화가 예상된다는 게 삼성 안팎의 시각이다. 이 같은 개혁의 핵심에는 이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 회장은 8일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문화가 훼손됐다. 부정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충격 선언을 던졌다. 9일에는 "삼성그룹 전체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는 것 같다"며 본인이 직접 메스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 회장의 강력한 드라이브 이면에는 특검으로 중단된 뉴 삼성 만들기가 우선 꼽힌다. 이외에도 복수노조 시행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강 잡기 등 여러 포석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삼성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기강을 잡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자칫 감사 정국이 펼쳐지면서 직원들이 사기가 저하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현호 신임 감사팀장은 재무통으로 옛 구조조정본부 출신이며 국제금융ㆍIR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를 경험했다. 정금용 신임 인사지원팀장(전무)도 구조본에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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