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국가단체를 결성해 활동했다는 혐의(계엄법 위반 등)로 지난 1981년 불법 연행돼 최대 10년간 옥살이를 했던 이른바 ‘아람회 사건’ 연루자 5명이 27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진실을 외면한 선배 법관들’을 대신해 사과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이성호)는 박해전(52)씨 등 5명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권력기반의 안정을 기할 목적에서 단순한 친목단체를 반국가단체로 둔갑시킨 점이 인정된다”며 “법관의 영장 없는 불법 강제연행, 장기간의 불법 구금과 고문ㆍ협박ㆍ회유 등 불법적인 수사관행이 존재했고 공소사실이 고문 등으로 조작됐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 뒤 “법관은 사법부 최후의 보루임에도 약 한달 동안의 불법 구금에 절규하는 등 진실을 외면한 데 대해 선배 법관들을 대신해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아람회 사건은 박씨 등 7명이 1980년대 초 전두환 정권에 반대하는 활동을 전개하면서 김난수(53)씨의 딸 이름을 따 반국가단체를 구성한 혐의로 불법 연행돼 1982년 대전지법에서 최대 징역10년을 선고 받은 사건이다.
재심은 이미 확정된 판결의 사실관계에 중대한 오류가 있을 때 당시 판결의 옳고 그름을 다시 판단하는 것으로 원심의 증거가 위ㆍ변조된 것으로 증명된 경우 당사자 및 그 유족이 원심 판결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