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대로 떠나는 선수들을 붙잡기 위해 나선 미국 PGA투어와 달리 한국프로골프협회(KPGAㆍ회장 박삼구)가 ‘가도 좋다’며 원칙을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KPGA는 14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최근 프로테스트에 합격한 신인 골퍼의 ‘교육 기간 연기 신청’을 기각했다. 미국 PGA퀄리파잉(Q)스쿨에 출전할 계획이라는 이 골퍼는 Q스쿨 예선일자가 KPGA의 신입회원교육 일정(10월20~23)과 겹친다며 교육을 연기해 달라고 신청했다. Q스쿨에서 탈락하면 그 때 교육을 받을 테니 연말에 있을 시드 전에도 출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종전 같으면 협회 이사회가 ‘선수 보호’의 관례를 들어 허용했을 사안이었다. 지난해에도 아마추어 시절 이름을 떨쳤던 선수의 교육 일정을 연기해 준 전례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이사회의 결정은 ‘불가’였다. 미국 Q스쿨과 교육을 받아야만 출전할 수 있는 국내 투어 시드전 중 선택을 하라는 결정이었다.
이번 결정의 배경은 명목상 ‘원칙을 분명히 세우겠다’는 것이었지만 실상은 내년부터 SBS-코리안투어가 정식으로 출범하는 만큼 ‘이제 떠나는 선수는 붙잡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BS-코리안 투어가 활성화되면 해외로만 눈을 돌리던 선수들이 국내 무대로 되돌아 올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