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6월 12일] 45명의 대한민국 영웅들

유재섭(한국산업인력공단)

축구는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4강까지 진출했다. 야구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 외에도 피겨 스케이팅, 수영 등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종목은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받으며 국민 체육으로서의 저변을 확대해왔다. 스포츠는 아니지만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대회는 또 있다. 24번의 출전 중 15번이나 세계 정상을 차지한 국제기능올림픽대회다. 1967년 처음 출전한 우리나라는 이후 독일ㆍ일본ㆍ스위스 등 쟁쟁한 경쟁국들을 물리치고 ‘기술 강국’의 명성을 쌓아왔다. 이러한 성적은 1970~1980년대에 산업화의 근간인 기능인들을 전략적으로 육성한 결과다. 당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기능인들이 양성됐고 기능인들은 세계 대회 우승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큰 몫을 담당해왔다. 요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가장 빠른 경제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는 데도 제조업 분야에 종사하는 기능인들의 역할이 크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체질적으로 제조업 기반이 튼튼해야 한다. 따라서 조선ㆍ자동차ㆍ전자 등 제조업 분야가 계속해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우수한 기능 인력을 육성해 안정적으로 기업에 공급해야 한다. 기능인력 육성에 실패해 조선 산업 세계 1위 자리를 우리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던 일본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미래 경쟁력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기능인들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다. 현재 정부는 명장ㆍ기능한국인 등을 선정해 기능인이 사회적으로 존중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기능경기대회를 통해 기능인들의 실력향상을 꾀하는 등의 기능 장려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산업 변화에 부응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우수기능인을 기업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정책 개발은 국민들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 오는 9월1일 개최되는 제40회 캐나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언론으로부터 조명 받지 못했던 지난 대회들과는 달라져야 한다. 지금 45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세계 최고의 기능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일생일대의 멋진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기능인들의 상징인 이들이 세계 정상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온 국민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 또 이들의 활약으로 기능인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 저변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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