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직무정지됐다.
다만 신 사장의 상임 이사직은 차기 주주총회까지 유지된다. ★관련기사 4ㆍ5면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신상훈 지주사장은 물론 라응찬 지주 회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모두 이사회 결과와 무관하게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
금융계에선 “이제부터 신사장에 대한 대출비리 혐의는 검찰 몫으로 넘어갔으며, 라 회장 역시 금감원의 정밀조사 대상에 올라가 법절차 및 당국의 절차를 피하기 힘든 처지가 됐다”며 “이사회 결정이 신한사태의 1막이라면 검찰 및 금융당국의 본격조사는 2막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14일 서울 태평로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에는 재일교포 출신의 히라카와 요지 사외이사를 제외한 11명 전원이 참여, 신 사장만 반대했고 나머지 10명은 찬성했다.
히라카와 사외이사는 이날 가족의 큰 수술 일정이 잡혀 있어 일본 현지에서 화상회의 형태로 이사회에 참석했다가 의결이 시작된 즈음엔 자리를 비워 불참했다고 신한금융측은 밝혔다.
이날 신 사장은 이사회 결정에 강력히 반발, 무고함을 주장하며 명예회복 의지를 다졌다. 특히 신 사장측은 이날 횡령 의혹을 산 문제의 고문료에 대해 “라 회장도 함께 썼다”고 주장했다. 신 사장측은 또 배임ㆍ횡령 혐의로 자신을 검찰에 고소한 이백순 신한은행장도 자문료중 3억원 가량을 횡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라 회장과 이 행장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신 사장측 참조인으로 이사회에 참석한 이정원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제의 고문료 15억원에 대해 “라 회장도 사용했다는 증거 자료들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고문료에 대해 “(이희건 명예회장 등) 어른들에게 용돈처럼 드리면 그 분들이 너희들(경영진)이 알아서 쓰라고 맡기는 돈”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 노조도 이사회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검찰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확인되지 않은 혐의만으로 신 사장을 해임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한편 신한지주는 신 사장의 상임 이사직 해임안을 처리하기 위해 별도의 임시주주총회를 열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 사장의 상임 이사직은 이르면 다음달중 발표될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탈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문승관기자 skmoon@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