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1인당 GDP 6년 만에 감소 우려… 2023년은 돼야 4만달러"

경제硏들 '저성장' 잇단 경고

LG硏, 성장 둔화·물가상승률 부진·원화 약세 겹쳐

올 2만7,600弗 전망… 10년 연속 2만弗 벽에 갇혀

한경硏 "주요국 잠재성장률 반등 속 한국만 후퇴"


우리나라의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성장률이 당초 예상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다 환율도 상승(원화 약세)하고 있는 탓이다. 1인당 GDP는 달러로 표시해 환율이 상승하면 줄어들게 된다. 올해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연초 기대가 수그러들면서 한국 경제가 2만달러 벽에 10년째 갇힐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LG경제연구원은 2015년 1인당 GDP가 2만7,600달러에 머물러 지난해(2만7,960달러)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1인당 GDP가 감소하면 지난 2009년 이후 6년 만이다. 2009년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여파로 1만8,337달러를 기록, 2008년(2만3,102달러)에 비해 4,765달러(20.6%) 줄었다. 전망이 맞을 경우 1인당 GDP는 2006년 처음으로 2만달러(2만 917달러)를 넘어선 후 10년째 2만달러대에 머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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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DP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저성장과 환율 상승 때문이다. 1인당 GDP는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에 전반적인 물가상승 추세를 보여주는 GDP디플레이터를 합한 경상 성장률을 구한 뒤 이를 인구수로 나눠 산출된다. 이후 평균 원·달러 환율을 적용해 달러화로 환산한다. 즉,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부진하고 환율이 오르면 1인당 GDP는 줄어든다. 예컨대 1달러에 1,000원이던 환율이 1,100원으로 상승하면 똑같은 1,000원을 벌어도 이전에는 1인당 GDP가 1달러였지만 이제는 1달러에도 못 미치게 된다.

올 경제성장률은 2%대 중반으로 지난해(3.3%)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이며 물가상승률도 0.9%(한국은행 전망)로 지난해(1.3%) 대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환율도 1,100원대 중후반까지 상승해 지난해(1,050원대)보다 대폭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올 초만 해도 3만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투자 등 전반적으로 성장동력 자체가 떨어졌다"고 이런 예상에 맞장구쳤다.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주요7개 선진국(G7)은 잠재성장률이 모두 반등했으나 한국만 줄어들고 있다"며 "1인당 GDP가 2만달러에서 4만달러에 도달하는 시간이 17년이나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경연은 "영국·독일·프랑스·캐나다·일본은 2009년, 미국은 2010년, 재정위기를 겪은 이탈리아는 2012년을 저점으로 잠재성장률이 상승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인용, 우리 잠재성장률은 올해 3.6%에서 2022년 2.9%로 내려앉고 2034년에는 1.9%로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봤다. 김창배 한경연 연구위원은 "오는 2023년은 돼야 우리 1인당 GDP가 4만달러를 달성할 것"이라며 "이는 전 세계 주요국 중 핀란드(18년)를 제외하면 가장 느린 속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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