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시퀘스터 사실상 발동… 예산전쟁 시작

시한 넘긴 1일에도 회동<br>합의 가능성 여전히 낮아<br>피치, 국가신용 강등 경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의회 지도부가 미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 이른바 '시퀘스터(sequester)'가 발동되는 3월1일 '늦은 첫 회동'에 나선다. 이처럼 시퀘스터 발동이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이날 회동에서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분석이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시퀘스터 방지를 논의하기 위해 1일 관계자들과 첫 회동을 한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관련자들이 참석한다.


그러나 추가 증세와 예산삭감을 둘러싼 양당의 시각차가 커 극적 타결 가능성은 미미하다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틀 사이 위싱턴에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의 다른 인사는 "시퀘스터 발동 당일에야 만나자는 대통령의 제안은 뻔한 제스처로 협상의사가 없다는 뜻"이라고 반발했다. 실제 로이터에 따르면 각 정부기관들은 1일 0시에 발효될 시퀘스터에 대비, 직원들에게 휴가일정을 공지하는 등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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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양당 지도부는 시퀘스터 발동 하루 전인 28일 각 당이 마련한 대체법안을 놓고 표결에 들어간다. 공화당은 27일 밤 행정부가 850억달러의 재정감축 계획에 대한 대안을 3월15일까지 제출할 경우 세부 감축방안에 대해서는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반면 민주당은 부유층 증세와 대형 농업회사의 보조금 중단 등을 고수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실질적인 예산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평가가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NYT는 현재 16조달러에 달하는 정부 부채의 한도증액 협상 시한이 5월18일로 다가오고 있음을 지적하며 "양측의 지각협상은 이를 위한 전초전으로 다음주부터 예산전쟁 체제가 본격 가동되겠지만 타결 가능성은 현재와 다를 바 없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정부는 현재 적용 중인 올 회계연도(2012년 10월~2013년 9월) 임시 예산안을 대신할 회계연도 전체 예산안을 3월27일까지 공개해야 하며 5월18일까지 연방정부 부채한도 확대에 관한 협상도 끝내야 한다.

이와 관련,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미국이 시퀘스터 및 중장기 재정적자 감축방안에 대한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정치적 논쟁을 계속한다면 국가신용등급을 현재의 최고등급인 트리플A(AAA)에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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