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韓-아세안 FTA 타결] 한국, 亞시장 통합 '핵심고리'부상할듯

아세안 통한 제3국 수출 확대 효과등 기대<br>中·日과의 경쟁서 대등관계 확보 "입지강화"



인구 5억의 아세안(ASEAN) 시장을 놓고 한국ㆍ중국ㆍ일본은 삼국지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세안과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한ㆍ중ㆍ일 3국간 경쟁에서 최소한 대등한 관계를 확보하며 아세안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아세안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인도ㆍ호주 등의 추격권에서도 한 발짝 멀어졌다. 한편 ‘한ㆍ아세안 FTA’는 우리나라를 고리로 한-중-일-아세안 등 아시아 시장을 하나로 통합하는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해 우리나라가 동아시아의 ‘핵심 조정국’으로 위상을 닦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아세안을 잡아라 = KOTRA에 따르면 무역 및 투자 등 경제협력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동아시아의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주변국들은 아세안 10개국을 향해 잇따라 러브콜을 날려왔다. 70년대 캄보디아 분쟁개입, 남사군도 문제 등으로 아세안과 대립했던 중국은 이 지역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화교를 징검다리 삼아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제조업 생산 등에서 겹치는 부분도 감수하며 시장통합을 추진, 아세안과 지난 7월 FTA를 발효하며 앞서갔다. 싱가포르에 이어 지난해 필리핀, 올해 태국ㆍ말레이시아 등 주요 아세안 회원국과 개별 FTA를 타결한 일본도 아세안 시장의 맹주 자리를 놓칠 수 없다는 절박감에 인도네시아와 막판 FTA 협상을 벌이며 아세안 전체와의 FTA도 추진 중이다. 인도는 2002년부터 아세안과 FTA 협상에 돌입, 지난해 100여개 품목을 타결 지은 뒤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호주 역시 올해 2월부터 아세안과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협상개시를 선언하며 뒤늦게 아세안과의 FTA협상에 뛰어든 우리나라도 뒤질세라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1차 협상에 들어간 지 9개월 만에 FTA협상을 마무리했다. KOTRA 관계자는 “아세안에 대한 수출경쟁력 강화와 아세안을 통한 제3국 수출 확대 등의 효과를 누리면서 경쟁국과 아세안의 FTA 체결로 인한 타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아시아 단일시장 고리로=한ㆍ아세안 FTA 타결로 한ㆍ중ㆍ일을 축으로 한 동북아와 아세안 10개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은 개별적으론 사실상 하나의 경제블록을 형성하게 됐다. 즉 한국ㆍ중국ㆍ일본이 각각 아세안과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된 셈이다. 이에 따라 한ㆍ중ㆍ일 3국만 하나의 시장으로 엮어지면 자연스럽게 동북아와 동남아를 아우르는 ‘동아시아 단일 시장’이 만들어진다. 통상 전문가들은 경제력의 차이가 큰 중국과 일본이 FTA를 조만간 체결하기는 어려운 데 비해 교착상태이긴 하지만 한ㆍ일 FTA와 협상 준비중인 한ㆍ중 FTA는 실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이 동북아 경제협력체의 축이자 동아시아 경제통합의 고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분석의 배경이다. 정재화 무역협회 무역연구소 FTA팀장은 “한ㆍ아세안 FTA가 출범하면 우리나라가 동북아와 동남아를 아우르는 동아시아 단일 경제권 형성의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ㆍ호주 등과 아세안의 FTA가 급물살을 타면 역내 경제권은 더욱 확대돼 명실공히 북미(NAFTA), 유럽(EU)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3대 자유무역지대 모습이 드러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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