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치료제로 이용되는 `에리스로포이에틴(주사제)`이 단순히 피를 만드는 조혈기능 뿐만 아니라 허혈성 손상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톨릭의대 세포사멸질환연구센터 양철우(강남성모병원 신장내과)ㆍ김진(해부학교실) 교수팀은 최근 에리스로포이에틴(EPO)이 인체의 방어기능에 대표적인 역할을 하는 물질인 열자극 단백질(HSP70-heat shock protein70)의 생성을 증가시켜 허혈성 손상을 막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양 교수팀은 또 간ㆍ신장ㆍ폐이식 등 장기이식이나 관상동맥질환 등의 경우 EPO를 먼저 처치하면 허혈성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양 교수팀은 “쥐 실험을 통해 허혈성 손상을 받은 신장과 EPO를 처치한 신장을 비교한 결과 EPO를 투여한 신장에서 HSP70의 발현이 현저히 증가해 정상 신장에 가까운 세포기능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EPO를 먼저 처치한 신장이 허혈성 손상을 입은 경우보다 혈청 크레아티닌과 혈청요소가 정상 신장의 수치에 가까워 현저하게 신장기능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이식학회에서 발표, 호평을 받았으며 미국 분자생물학잡지인 FASEB Journal(IF 8.8) 9월호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양철우 교수는 “에리스로포이에틴의 세포 보호작용이 확인됨에 따라 앞으로 허혈성 손상이 동반되는 장기이식과 허혈성 심질환 등의 치료에 효과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이론적 근거가 확립되었다”고 말했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