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되짚어 본 리먼 파산 1년]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특별인터뷰

"적절한 정부 지원·中企 체질강화 덕분에 큰 피해 면해"<br>보증 확대등 중기 지원정책들, 80점이상 줄 만큼 만족스러워… 키코사태 뒷북 대응엔 아쉬움<br>정부 무조건적 자금지원 보단, 불합리한 제도개선 노력 절실


SetSectionName(); [되짚어 본 리먼 파산 1년]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특별인터뷰 "中企정책, 자금지원 보다 불합리한 제도 개선 초점을" 키코사태등 뒷북 대응 아쉬움은행 졸렬했던 영업방식도 실망상황 크게 나쁘지 않았던 것은그나마 정책지원 시기적절 때문 정리=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대담=정상범 성장기업부장 ssang@sed.co.kr "중소기업들에 가장 절실한 것은 정부의 일방적인 자금 지원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불합리한 제도와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를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들의 현장목소리를 대변해온 김기문(53ㆍ사진)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위기극복을 위해 정부가 실행한 중소기업 정책에 대해 비교적 후한 점수를 매기면서도 "굳이 법을 고치지 않고 제도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중소기업을 위해 할 수 일은 엄청나게 많다"며 중소기업 체질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김 회장은 특히 수많은 우량 수출중기를 경영난으로 몰아넣은 키코 사태에 대한 뒤늦은 대응과 일부 은행들의 잘못된 영업행태에는 아쉬움과 실망감을 드러냈다. 금융위기 발발 1년 만에 수면 위로 부상한 출구전략에 대해서도 담담한 입장을 밝혔다. 김회장은 "위기가 지나가면 다소 고통스럽더라도 자생력으로 살아가야 하는 만큼 정부의 자금지원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급격한 구조조정은 또 다른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산업현장에서 특히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컸습니다. 이번 위기가 중소기업에 미친 영향은 어느 정도입니까. ▦아직은 경기회복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과거의 위기와는 분명 달라진 대목이 있습니다. 지난 1990년대 IMF 위기 당시에는 상당히 많은 중소기업들이 스스로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제3자, 즉 대기업이 무너지면서 뜻하지 않게 연쇄 도산하는 등의 피해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엇보다 부도가 매우 적었습니다. 선제적 지원을 받은 자금이 회수되면 또다시 부실이 많아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위기를 겪으면서 기업 체질이 많이 강화됐기 때문에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당초 우려보다 상황이 나쁘지 않았던 것은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 덕택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만. ▦파격적 지원이라기보다는 무엇보다 정부가 정책지원의 타이밍을 적절하게 선택한 것 같습니다. 보증확대와 만기연장 등 업계의 요구를 신속하게 판단하고 시의적절하게 지원한 시점이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세계 각국이 재정과 유동성을 쏟아부었지만 한국만큼 효과를 본 나라도 없습니다. 예산 조기집행과 은행대출 및 신용보증 만기연장 등 획기적인 조치들이 적절한 시점에 이뤄진 점이 효과를 냈다고 봅니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모럴해저드 역시 최소화되면서 기업들도 자금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일선 은행창구에서는 지원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어려움도 많았던 것으로 아는데요. ▦은행 쪽의 만기연장은 그다지 잘 지켜진 것 같지 않습니다. 은행도 기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이번 금융위기가 금융에서 비롯됐고 은행권 비즈니스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을 상대로 이뤄지는 부분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소한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정부에서 실적 체크를 하니까 월말에 대출을 해줬다가 월초에 자금을 회수하는 이른바 '3일 대출'과 같은 졸렬한 영업방식을 보인 점 등은 매우 실망스러운 대목입니다. -위기과정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은 기업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번 위기극복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이 얻은 교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 우물을 파면서 기술을 개발하고 나름대로의 마케팅력을 갖춘 기업들은 금융위기 와중에도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했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시점부터 긴축경영 효과로 실적이 오히려 좋아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최근 상당수 우량기업들은 경기 호황기 때보다 오히려 이익을 많이 낼 정도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중소기업도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도록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인식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대기업들과 비교하면 실적 면에서 중소기업의 소외감이 커지고 있습니다만. ▦대기업이 천문학적 이익을 올리는 것은 모두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다만 대기업에 납품하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그 소식에 허탈해한다는 사실을 대기업도 꼼꼼히 되씹어봐야 할 것입니다. 대기업이 돈을 벌면 납품하는 중소기업도 무조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경쟁력 있는 제품은 비싸게 팔리고 그렇지 못한 제품은 제값을 못 받게 돼 있으니까요. 다만 지속적인 수급관계를 이어가야 하는 중소기업들이 발전하려면 기술 개발과 투자가 뒤따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기업도 결국은 손해를 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대기업의 대승적 인식전환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중기정책에 대해 아쉬운 부분은 무엇입니까. ▦키코사태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너무 늦게 대응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 환헤지를 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다만 새로운 파생상품을 팔면서 고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은행은 어떤 논리로도 책임을 면할 길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것은 수십년간에 걸쳐 애써 일궈온 우량 수출기업들이 이번 사태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는 점입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키코 관련 은행의 징계를 보류했다고 하는데 감독당국에서 불완전 판매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신속하게 제재조치를 내려야 합니다. -경기가 다소 나아지면서 중기 지원자금도 선별해 효율적으로 투입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출구전략 분위기가 부담스러울 텐데요.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정부의 자금지원에 연연해하지는 않습니다. 정부 자금을 받아야 중소기업이 연명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보다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가 개선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중소기업에 가장 절실하며 근본적인 체질강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꼭 법으로 만들지 않아도 제도개선만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척 많습니다. 중소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한정된 자원을 분배하고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일정수준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책자금의 급격한 긴축 전환이나 대출금 회수를 동반한 구조조정은 또 다른 신용경색을 낳는다는 점에서 당분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일괄적인 만기연장이 올해 말로 끝나면 당장 내년부터 현장의 자금난이 불거질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은 판단하기 이른 시점입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기업은 스스로 먹고 살아야 하는 존재입니다. 자생력이 있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물론 갑작스러운 금융위기나 대기업 도산에 따른 연쇄도산 등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불가피한 경우에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위기가 지나가면 다소 고통을 받더라도 자생력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아직은 경제위기의 터널이 끝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은 능력이 있고 힘 있는 국가입니다. 서로가 믿고 최선을 다해 나아간다면 머지않아 어둡던 터널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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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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