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미국 직수출 발목을 잡아오던 상계관세 조치가 사실상 해제됐다.
4일 하이닉스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1일(현지시간) 4차 연례 재심의 예비 판정을 통해 하이닉스의 한국산 D램에 대한 상계관세율을 기존 23.78%에서 0%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이번 판정이 최종 확정되는 오는 11월부터 상계관세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초과 납부한 400만달러(이자 포함)의 관세도 환급받게 된다.
상계관세는 수입국에서 판단할 때 수출국이 특정 기업의 상품에 보조금을 줘 부당 경쟁이 발생했다고 판단될 경우 이 금액에 해당하는 수입 관세를 매기는 제도다. 2001~2002년 하이닉스의 채무 재조정을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보조금으로 판단해 하이닉스는 최고 58.11%의 상계관세를 6년간 물어왔다.
그만큼 미국 시장에서 하이닉스의 국내산 반도체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하이닉스의 미국 수출물량 대부분은 중국 우시 공장과 대만 프로모스 생산 제품일 정도로 판매전략이 제한적이었다.
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HP와 델ㆍIBM 등 전략적 고객이 있는 세계 최대 D램 시장이라는 점에서 상계관세를 벗어난 의미가 더욱 크다”며 “채무재조정에 따른 보조금 효과가 2006년 말로 완전히 소멸됐으며 새로운 보조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미 상무부에 의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이번 조치는 4월에는 유럽연합(EU)의 상계관세 조치가 철폐된 데 이은 것으로 하이닉스로서는 악화된 반도체 시장 상황에서 모처럼 맞은 희소식이다. 하이닉스 측은 “유독 일본 정부만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 패소에도 불구하고 상계관세 철폐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