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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이세돌의 승부수, 못질

제6보(72∼83)<br>○이세돌 9단 ●시에허 8단 <제8회춘란배결승3번기제2국>



고민하던 이세돌은 백72로 잡으러 갔다. 과연 이것으로 좌상귀가 모두 백의 확정지로 굳어진 것일까. "확실하지는 않아요."(윤현석) "확실하지도 않은데 왜 잡으러 간 것일까."(필자) "달리 둘 곳이 없다고 본 모양입니다. 좌상귀의 흑을 공격하면서 승부의 리듬을 찾을 작정이겠지요. 좌상귀의 흑이 혹시 살더라도 백은 그 방면에 외세를 두텁게 쌓으면 차후의 작전이 쉬워지지요."(윤현석) 그 속셈을 간파한 것일까. 시에허는 한번 더 손을 빼고 흑73으로 달려갔다. 백78까지의 절충은 검토실에서 예상한 그대로였다. 여기서 시에허는 흑79로 우변의 백을 핍박했는데…. "좋은 감각입니다. 흑이 형세를 리드하고 있어요."(윤현석) "백은 어떤 식으로든 타개를 해야겠지?"(필자) "그렇긴 한데 전망이 좋지가 않아요."(윤현석) 참고도1의 백1로 붙여서 패를 하는 것이 제자리에서 타개하는 요령이긴 한데 팻감 사정이 백에게 불리하다. 그게 아니라면 참고도2의 백1로 무작정 도망쳐야 하는데 흑이 2에서 8까지 슬슬 공격하면서 위아래로 집을 불리면 백이 확실히 불리할 것 같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이세돌의 승부수가 등장했다. 아예 손을 빼고 백80, 82로 좌상귀에 못질을 해버린 것이다. 좌상귀 방면에 60집 이상의 실리가 생겼다. 이젠 흑도 우변 일대를 통째로 굳혀야 한다. 시에허는 흑83으로 굳혔다. 우변에 어느 정도 선까지 흑의 집이 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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