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바둑] '제비' 조훈현 제2전성기 맞아

TV바둑아시아 우승, 춘란배 준결 진출도조훈현9단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90년대 이후 오래도록 제자 이창호9단의 그늘에가려 빛을 잃었던 왕년의 바둑황제가 새로운 상승세를 타고 '제비'처럼 다시 비상하고 있다. 조9단은 지난 10일 일본 시즈오카현 순토군에서 벌어진 제13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목진석5단에게 227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둬 지난해에 이어 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 지난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시드를 받아 2회전에 바로 올랐으며, 여기에서 중국의 간판스타 마샤오춘9단을 꺾고 준결승 4강전에 오른 것이다. 한편 이창호9단을 물리치고 KBS바둑왕에 올라 출전권을 따냈던 목진석5단은 1회전에서 중국의 신예 후야오위6단을 흑불계승으로, 8강전에선 일본대표로 출전한 대선배 조치훈9단을 282수만에 백 4집반승으로 눌러 결승에 올랐었다. 바둑강국인 한국의 KBS바둑왕전, 중국의 CCTV배, 일본의 NHK배 등 TV속기전 상위 입상자들이 출전, 세계최강의 속기왕을 가리는 제13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의 우승상금은 250만엔(약2,750만원)이며, 준우승상금은 50만엔(약550만원)이다. 조9단은 이보다 앞서 4월 29일 중국 항저우시에서 열린 제3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8강전에서도 중국의 강호 마샤오춘9단을 맞아 208수만에 역전 백불계승을 거둬 준결승전 진출에 성공, 제1회 대회 우승에 이어 대회 2회 석권을 바라보게 됐다. 춘란배 4강전은 오는 25일 중국 시안에서 조훈현9단과 지난 대회 우승자인 일본의 왕리청9단, 8강전에서 콩지에5단을 꺾고 올라온 유창혁9단과 중국의 왕레이8단의 대결로 펼쳐진다. 조훈현9단은 잇따른 해외원정의 승승장구 못지않게 올들어 국내대회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객원기사 루이나이웨이9단과 리턴매치를 벌여 지난해에 빼앗겼던 국수 타이틀을 탈환하기도 했다. 조9단은 이번 국수전에서 타이틀 탈환에 강한 집념을 보여 2월 20일 제1국, 3월 6일 제2국, 4월 7일 제3국을 연승으로 장식, 결승5번기를 3번기로 깨끗이 마무리지었다. 올들어 5월16일 현재 조9단의 전적은 19승 6패. 이 가운데 이창호9단에게만 8전 4승 4패로 호각세를 이뤘고, 루이나이웨이9단에게 3연승,마샤오춘9단에게 2연승 등을 거뒀으며, 나머지 2패는 신예 윤현석5단과 일본의 노장 가토 마사오9단에게 당한 것이다. 조9단은 53년생으로 올해 나이 48세. 내일모레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왕년의 별명 '제비'답게 날쌘 비상으로 국내외 무대를 휩쓰는 조훈현의 활약이 놀랍다. 황원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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