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상 결정 이후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에 속속 나서고 있다.
그동안 콜금리 인상 과정에서 은행들이 극한 경쟁을 벌이면서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되레 낮아지는 기현상이 나타났지만 이같이 금리가 갑작스럽게 정상화될 경우 소비자들에게는 대출금리 인상 폭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 8일 급등한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도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소비자들에게는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8일 콜금리 인상에 즈음에 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여타 시중은행 관계자들도 대출금리 인상 검토에 나섰다.
시중은행 가계대출 실무책임자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은 다른 은행들 모두가 내심으로 바라던 바"라며 "이후 이들 은행들이 실질적으로 대출금리을 인상했다고 판단되면 다른 은행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은행 입장에서는 출혈 수준"이라며 "여타 은행들이 모두 금리를 올린다면 따라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투기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자 중 다주택자나 투기자에 대해 대출금리를 0.5%포인트 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를 0.2%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이들 은행은 CD금리에 일정 부분 더해지는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금리 인상을 결정하거나 검토중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콜금리가 인상되는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인 CD금리가 0.90%포인트 오르는 동안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5.4% 언저리에 머무르는 등은행들이 금리 인상분을 일방적으로 떠안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비정상적인 상황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대출금리가 급속하게 오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CD금리도 8일 콜금리 인상과 함께 급등세로 돌아서면서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CD금리는 8일 0.05%포인트 급등, 연 4.43%를 기록했다. 이는 2003년 5월13일 이후 37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CD금리는 4월14일 연 4.36%로 올라선 이후 2개월여간 꿈쩍도 하지 않았지만 8일 콜금리가 인상되자 뒤늦게 급등세로 돌아섰다.
통상적으로 CD금리가 콜금리를 그대로 추종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는 CD금리가 콜금리 인상분을 선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하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콜금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1.00%포인트 오른 데 반해 CD금리가 0.90%포인트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로 0.1%포인트 정도 상승 여지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비해 콜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CD금리가 콜금리 인상분을 모두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CD금리 인상폭이 통상 주초에 반영되고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폭도 다음주 초로 대부분 예정돼 있어 12일을 기점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상승 분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