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퀘벡 미주정상회담에 촉각세계 최대 자유무역 지대 창설에 모종의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까.
북남미 34개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20일 개막된 캐나다 퀘벡 미주정상회담에 지구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회담은 특히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경제 외교 역량을 평가하는 첫 시험장. 최대 관심은 북남미 전 대륙을 아우르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에 대해 참가국 정상들이 어떤 내용의 합의를 이뤄낼 것인가는 점이다. 또한 역내 경제유대강화와 자유 무역과 관련한 각국의 입장 표명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회담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이와 관련, 회담 참석 전 워싱턴 미주기구(OAS) 본부 연설을 통해 "우리가 퀘벡에서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이보다 더 중요하고 장기적 영향을 미치는 과제는 없을 것"이라고 출정의 각오를 다졌다. 그는 "미주 자유무역지대는 북남미 34개국, 약 8억명을 하나로 묶어 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하게 될 것"이라며 회담 참석 각국 정상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미국 주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한 반발은 안팎에서 거세다. 우선 회담 주최국인 캐나다부터 제동을 걸고 있다. 캐나다의 장 크레티앵 총리는 미국측에 상호주의를 내세우며 목재와 감자 등 일부 상품에 대한 폭넓은 시장 개방을 회담의 우선 의제로 제시하고 있다. 일부 남미 국가들의 입장도 강경하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미국이 농수산물에 대한 빗장을 완전히 풀기 전에 미국측 요구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FTAA의 반대론자들의 주장의 요체는 무엇보다 자유무역주의가 역내 선진국과 기업들 이익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 특히 환경오염과 문화 파괴 문제에 대해선 각국 NGO들과 환경론자ㆍ원주민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용효과를 반감시켜 다른 나라 좋은 일만 시키며 근로자의 안정된 생활을 해칠 것이란 주장은 미국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현지 및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소 1만명 이상 회담 반대론자들에 의한 시위 가능성이 고조되며 정상회담장 주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USA 투데이는 "전운이 감도는 정상회담"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회담장 주변의 요새화된 돌벽 등 삼엄한 경비조치는 마치 전시를 연상케 한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 신문은 FTAA 창설에 부시 대통령이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과 관련, 그가 의회측에 요구한 '신속협상권'이 현재 미 의회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퀘벡회담에서 참석 정상들이 무엇을 결정하든 무역논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현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