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영웅전] 한국형 옆구리붙임

제2보(17~30)


LG배 세계기왕전의 8강이 가려진 것은 5개월 전인 6월 6일 서울에서였다. 그때 이미 다음 대국의 상대추첨까지 마친 상태였다. 이세돌은 창하오와 최철한을 꺾었고 장쉬는 윤준상과 목진석을 제압했다. 8강에 오른 다른 6명은 한국의 박정상, 온소진, 한상훈과 중국의 류징, 후야오휘, 그리고 일본의 고노린이었다. 이창호는 1회전에서 후야오위에게 패하여 탈락했고 구리는 2회전에서 한상훈초단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해 물러났다. 박정상은 후야오위와, 한상훈은 류징과, 온소진은 고노린과 각각 준결승진출을 놓고 격돌하게 되었다. 장쉬의 백22가 서반의 골격을 급격하게 결성시켰다. 옆구리붙임이라는 독특한 이 행마법은 1995년 무렵에 한국의 이창호와 조훈현이 개발한 이후 일본과 중국에서도 널리 애용되는 패턴이다. 장쉬가 기대하는 것은 참고도1의 흑1로 받아달라는 것이다. 그것이면 백2 이하 흑13까지가 상식적인 진행이 된다. 이 결과는 백이 하변과 좌변에 안정적인 진영을 차린 것이므로 흑이 이렇게 두기는 싫다. 3분쯤 망설이던 이세돌은 흑23으로 강인하게 버티었다. 백24는 노타임. 이렇게 되면 바꿔치기는 필연이다. 흑이 참고도2의 흑1로 몰면 백은 2, 4로 중원에 훤한 세력을 얻어 대만족이다. 흑으로서는 귀를 내주고 실전의 29까지로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 백은 선수로 뽑았고 장차 축머리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까지 얻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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