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을 맞아 일주일간 일본에 다녀올 직장인 최 모(32) 씨는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 때문에 걱정이다. 하루에도 수십통씩 주고받을 여자친구와의 '카톡'은 물론 실시간 지도 검색이나 일본어 번역 서비스 등을 이용하려면 요금이 많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데이터를 쓸 경우 1킬로바이트(KB)에 7원 정도의 요금이 청구돼 국내에 비해 140배 가량 비싸다. 최 씨는 "해외에서는 길 찾기 등 스마트폰을 쓸 경우가 많지만 비용부담 때문에 걱정"이라며 "저렴하게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최씨와 같이 해외에서도 싸게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여행객을 잡기 위한 이통사들의 경쟁이 뜨겁다. 특히 올해는 휴가철에 런던 올림픽까지 겹쳐 해외에서 데이터 로밍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나자 다양한 로밍 요금제를 내놓은 등 '특수' 잡기에 한창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하루 9,000원에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T로밍 데이터무제한 원패스' 서비스 국가를 크게 늘렸다. 이달부터 아르헨티나, 우루과이를 포함한 중남미 지역 18개 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총 79개국에서 데이터무제한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KT는 합리적인 데이터 로밍 요금제로 시선 끌기에 나서고 있다. 하루 1만원에 이용 가능한 '올레 데이터 로밍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데이터 로밍 서비스 사용 시간을 하루 단위로 정산하는 경쟁사와 달리 24시간 단위로 계산한다. 해외에서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오후에 개시해 다음날 오후까지 쓰더라도 이틀치 요금이 아닌 하루 요금만 정산하면 되는 것.
이외에도 KT는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로 바꿔주는 '로밍에그'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루 1만원에 와이파이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로밍에그 서비스는 5대의 서로 다른 기기에서 동시에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게 해 함께 여행을 떠난 지인도 와이파이 이용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다만 로밍 에그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미국, 일본, 대만의 3개국으로 다소 제한적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달 아시아 11개국에서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무제한 데이터 원패스'요금제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유럽지역 11개국에서 이용 가능한 '유럽 무제한 데이터 로밍'요금제를 내놓았다. 이들 요금제는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요금을 산정하기 때문에 하루에 여러 나라를 방문하더라도 1만원에 이용 가능하다.
올림픽 특수를 노린 로밍 요금제도 다양하다. KT가 지난달 내놓은 '보다폰 패스포트'의 경우 하루 1만5,000원에 영국 통신업체인 보다폰이 서비스하는 15개 지역에서 무선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LG유플러스 또한 오는 19일까지 영국 런던을 방문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1만원에 100메가바이트(MB)의 데이터를 최대 30일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무제한 데이터 로밍 서비스의 경우 음성통화는 하지 않아도 데이터만큼은 꼭 이용해야 하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위한 최적의 상품"이라며 "특히 올해는 올림픽 특수까지 생겨 이통사간 경쟁이 더 치열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