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르면 이번주 총선 불출마 선언
"다 내려놓고…" 박근혜의 비장한 결심
권경원기자 nahere@sed.co.kr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4ㆍ11 총선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이르면 다음주 또는 설 연휴 직후 '불출마 선언'을 공식적으로 밝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친박계 한 인사는 "시기를 확인할 수 없지만 박 비대위원장이 불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적으로는 설 연휴 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지난해 말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과 라디오 연설을 통해 본인이 '다 내려놓고 가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부연했다. 박 비대위원장 측근도 "박 비대위원장의 그동안 정치 스타일을 보면 모든 것이 상식에 기반했다"며 "이번에도 (불출마 선언 시기) 그렇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유력 대선주자이자 총선 지원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박 비대위원장이 총선에 출마한다는 것이 일반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시각이 많은 만큼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상식을 따르지 않겠느냐는 얘기로 풀이된다.
박 비대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에는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의 여론 변화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내 인사는 "박 비대위원장이 지역구민과의 약속을 들어 출마 의사를 견지했지만 지역 여론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중앙 정치무대에서 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는 쪽으로 모아지면 박 비대위원장이 기존의 입장을 바꿀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초까지만 해도 불출마 관측에 대해 "지역구민과의 소중한 약속"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2011년 12월19일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과 3일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저를 비롯한 한나라당 구성원 일체의 기득권을 배제하겠다"고 밝히는 등 4월 총선 승리를 위한 불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박 비대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이 기득권 포기를 축으로 하는 여권의 쇄신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비친다면 총선에 영향을 미칠 '설 연휴 밥상'의 중요한 테마가 돼 우호적 여론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서울 및 수도권 강세 지역과 텃밭인 영남에서 대대적인 물갈이 등 인적 쇄신을 이끌어내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