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초대석] 김석수 국무총리

"내각, 대선 중립의식 확고" 대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 대선 후보들은 전국을 누비며 득표 활동에 여념이 없다. 무대 전면에 나선 이들은 서로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되겠다고 아우성이다. 이들과 달리 무대 뒤에서 공정한 게임을 관리하는 책임자가 있다. 바로 김석수 국무총리다. 바싹 다가온 대선의 공정한 관리와 국민의 정부가 추진해 온 국정의 효율적인 마무리가 김 총리에게 맡겨진 핵심과제다. 김 총리는 8일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권은 유한해도 정부는 영원하다"며 "공정한 선거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김 총리와 일문일답 내용. -총리께서는 이번 대선을 공명정대하게 중립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과업을 맡고 계십시다. 얼마 전에는 현직 장관이 정치적 성격의 모임에 참석한 것을 놓고 말들이 많았습니다.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한 역점사항은 무엇입니까. ▲대통령님을 포함한 전 내각이 중립 내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정부정책을 수립, 추진함에 있어서 선심성이나 대선과 관련,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기 위해 불요불급한 경우가 아니면 대선 기간 활동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한 현직 장관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는 다시는 오해를 살 수 있는 모임에 참석하지 않도록 엄중 경고 했습니다. 내각이 중립성 확보에 공동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각별히 신경 쓸 것입니다. 얼마 전 공무원들이 연수를 많이 받고 있는 국방대학원 졸업식에 가서도 '공무원은 국민의 공직자지, 정권의 공무원이 아니다'는 점을 강조했었죠. 정권은 기간이 있지만 정부는 영원한 게 아닙니까. 정부는 공무원의 선거관여행위, 불편부당한 업무수행 등을 차단하고 모임참석 등 사생활과 관련해서도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감찰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며칠 남지 않은 대선을 보다 공정히 관리하기 위해 더욱 힘써야 할 점은 없는지요. ▲선거일이 가까워지고 양강 구도로 정착됨에 따라 격렬한 후보비방, 흑색선전, 지역감정 조장 등 고질적인 병폐가 재연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대부분 당적을 가지고 있어 소속정당 후보자를 위한 음성적 지원을 할 개연성이 큽니다. 이에 대한 단속을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또 이번 선거에서는 사이버 선거사범이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정부는 이에 대비, 검ㆍ경에 '사이버 선거사범전담반'을 운영 중입니다. 또 사이버 선거사범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단속기준을 마련, 불법선거사범을 추적ㆍ단속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 문제는 정부나 선관위의 단속과 병행해 대선 후보들의 준법정신과 시민단체 등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감시, 언론의 여론선도 역할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각 당 후보들은 총리직에 대한 공약을 일제히 내놓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다수당에 총리 지명권을 부여하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견해는. ▲총리 입장에서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후보들은 대통령제아래서 절대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 그리고 권력의 보다 투명한 행사를 담보하기 위해 책임 총리제를 거론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도보다는 이를 본래의 취지대로 운영하고자 하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지않을까요. -공명 정대한 대선관리 못지않게 국정의 안정적인 마무리가 중요한 시점입니다. 국정현안 중 차기정부에서 승계해 추진해야 할 것이 있다면 들려주십시오. ▲총리실에서는 지금까지 추진해 온 각종 국정 과제 중 임기 말까지 중점 마무리점검이 필요한 85개 국정과제를 선정, 각 부처에 시달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조처했습니다. 내년 1월까지는 총리실 주관으로 국정과제에 대한 추진상황을 점검, 평가해 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중산ㆍ서민층 대책과 동절기 안전대책에 대해서는 국무조정실이 직접 현장위주로 점검하고 있고, 12월까지 수해주택의 복구를 완료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또한 경제문제, 최근의 반미감정 문제, 법질서 확립 등 각종 현안에도 차질없이 대처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 등 미래성장산업 및 인재육성 등은 다음 정부에서도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마무리 내각은 새로운 시작을 예비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다음 정부의 바람직한 내각구성을 위한 조언을 부탁합니다. ▲훌륭하고 지위에 맞는 식견을 가진 분들에게 책임을 부여하면 좋은 정책이 나올 것입니다. 가끔 비전문가를 정치적 이유로 앉혀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훌륭한 두뇌를 가진 우리 민족의 잠재력은 국력 신장으로 나타날 것으로 확신합니다. (대선 후보들이) 모두 훌륭한 분들인 만큼 잘 하시겠지요. -내각제보다 정부에 대한 견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대통령제 아래서 국회와 행정부간의 합리적인 관계설정은. ▲헌법대로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이 제대로 행사되지 않고 있음을 문제 삼아 총리 권한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지 않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제를 채택한 우리 헌법의 기본 정신을 살리면서, 국회와 행정부가 상호존중하며 국회의 국민 대표성과 행정부의 전문성이 적절히 조화된다면 책임 총리제 같은 논의는 불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얼마 전 세계 박람회 여수 유치가 무산됐지만 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쉬움이 적지않지요. ▲꼭 되길 바랬고 또 몇 표차로 이길 것으로 예상했었기에 더욱 충격이 컸습니다. 표결을 며칠 앞둔 시점에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약간 불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여수가 상하이에 비해 인지도나 인프라 면에서 열세였던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중국이 세계박람회를 잘 치르도록 바랍니다. -평소 생활신조나 철학이 있다면. ▲모든 것을 조화롭게 모순되지 않게 처리하자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도 억울함이 없도록 노력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며칠 있으면 새 대통령이 선출됩니다. 총리께서도 대선 이후 정권인수와 관련해 어떤 구상을 갖고 계신지요.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면 정부 인수인계를 위한 위원회가 발족될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이 위원회와 협의하여 차기 정부가 순조롭게 출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입니다. /정리=이상훈기자 shlee@sed.co.kr 사진=신재호기자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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