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졸·고졸자 50% 일자리 못찾을듯

대졸·고졸자 50% 일자리 못찾을듯 내년 실업대란 우려 IMF 이후 직장인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 실업대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실업대란은 급작스런 경제위기에 따른 일시적인 요인이 아닌 구조적인 차원이기 때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에는 `고실업사회'라는 만성병으로 자리잡으면서 앞으로 경제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경기가 하강국면인데다 정부도 IMF 때와 달리 대책을 마련할 재정여력이 별로 없기 때문에 부작용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대규모 실업사태 줄 잇는다= 실업률과 밀접한 경기요인을 제외하더라도 내년 초까지 대규모의 실업사태를 동반하는 조치들이 이어진다. 우선 11.3 기업퇴출로 52개의 기업들이 청산, 법정관리, 매각, 합병 등의 형태로 정리된다. 노동연구원은 기업퇴출의 직ㆍ간접 영향으로 2만8,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다 8일로 예정된 은행경영평가 등 2차 금융구조조정으로 최소 3,000명이 정리된다. 정부ㆍ공공 부문도 국민의 정부들어 12만5,000명의 인원을 감축했으며 아직도 올해 5,000여명, 내년 1만2,000여명 등 1만7,000명을 추가로 감축할 계획이다. 여기다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특히 겨울철에는 각종 공사가 비수기에 접어들어 건설인력의 대량 실업이 불가피하다. 이 뿐만 아니다. 내년 초 쏟아지는 25만~26만명의 대졸, 고졸 졸업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실업자군에 편입될 전망이다. 교육부의 통계에 따르면 대졸자의 경우 평균 취업률이 50%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공공 부문과 노사개혁이 예정돼 있고, 경기가 하강기에 접어드는 내년에는 사정이 더욱 나빠질 것이 틀림없다. 이에 따라 내년 2, 3월께는 기업퇴출에 따른 인원정리, 은행인원 정리, 신규 실업자 등까지 합쳐 실업자수가 현재보다 20여만명 늘어난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실업자수는 외환위기 이후 실업이 증가하면서 98년 중반께 100명을 넘어선 후 99년 11월 처음으로 100만명 이하로 떨어졌었다. ◇정부, 실업 신경쓸 틈 없다=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실업대책비 항목을 뺐다. 98년, 99년에 6~7%였던 실업률이 올들어 3~4%대 안으로 줄어들었고 국내총생산(GDP) 등 거시경제 지표가 올들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공근로, 고용안정, 직업훈련, 장기 체불근로자 생계비 지원 등 실업대책 예산이 99년 9조5,800억원에서 올해 6조4,200억원으로 줄었으며 내년에는 올해의 7분의1 수준인 9,190억원 수준으로까지 낮췄다. 이만큼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5조5,000억원의 지방교부금 등 필수 증액수요는 10조원에 달하는데 예산증가율(재정규모 증가율)은 6조원에 그쳤기 때문에 공공근로 등 세출수요를 삭감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로서도 금융ㆍ기업구조조정에 100조원 이상의 공공자금을 쏟아부은 마당에 재정규모를 한정없이 늘릴 수 없었던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따라서 내년들어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한다면 정부는 마땅한 예산이 없기 때문에 추경예산을 다시 짜야 한다. 물론 적자재정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유일한 실업대책은 구조개혁 뿐이다=노동연구원은 기업ㆍ금융개혁이 실패하면 내년 실업자수는 10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대부분 학자들은 구조조정에 실패하면 내년뿐만 아니라 2002년 이후에도 고실업사회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더 우려하고 있다. 금융ㆍ기업구조조정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경제 내에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이것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경기가 위축되며 또 이에 따라 실업이 느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입력시간 2000/11/07 17:27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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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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