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황교수 연구재검증 과학계 의견 '양분'

황우석 교수의 연구논문 조작 의혹에 대한 검증여부를 놓고 과학계 내부에서도 "과학은 과학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과 "진실을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로 양분되고 있다. 대체로 재검증이나 진상 조사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쪽은 과학계 원로들로 논문에 대한 언론이나 정부 등 제3의 기관이 나서는 것은 `비과학적인 해법'으로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젊은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과학은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라며 과학적인 접근 방식을 놓고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제3자 개입 반대" 과학계 원로들은 과학계의 연구 성과를 제3자인 언론이 나서서 규명하는 것에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조무제 경상대 총장은 "과학계의 연구성과는 통상 1∼2년이 지나면 자연히 밝혀지게 된다. 과학자들이 종전의 연구 성과에 대해 개별적인 검증작업을 벌이기 때문이다. 과학계는 그만큼 자정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8일 열린 서울대 학장회의에서도 서울대가 나서서 재검증을 하는 것에 대해서 `과학은 과학으로 풀어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했으며 "학교가 나서기 보다는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명 과기부 부총리도 제 3자에 의한 재검증이나 진상 규명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오 부총리는 8일 황교수를 문병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황 교수팀과 사이언스간의 문제이고, 문제가 있더라도 사이언스가 검증할 문제이지 제3자가 나설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발표 당시에 논란이 많았다. 그렇지만 아인슈타인이 후속논문을 발표하면서 검증했듯이 연구자 스스로 검증하는 것이다"라며 과학적인 해법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과학은 진실만이 생명이다" 이에 반해 서울대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일부 교수들은 "이번 의혹은 여론에 편승한 감정적 애국주의로 덮을 문제는 절대 아니다"며 서울대의 자체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교수가 정운찬 총장에게 제출한 건의문에는 황 교수의 연구논문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성명서에 "이미 공개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줄기세포 사진 뿐 아니라 줄기세포에 대한 DNA 지문 분석 데이터 중 상당수가 석연치 않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젋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논문을 면밀하게 검토했다. (줄기세포와 체세포의) DNA 지분 분석 데이터가 너무 똑같았다. DNA분석 결과는 그렇게 똑같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들 교수는 특히 "진실 규명만이 한국 과학계가 국제적인 신뢰를 잃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며 "지금 우리가 침묵하면 대한민국의 과학이 국제적 신뢰를 상실하게되고 돌이킬 수 없는 국가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논문의 진실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경우 반드시 진상 조사가 진행되는 것이 국제적인 관례라며 일차적인 조사 주체는 해당 연구자의 소속기관이기 때문에 서울대의 조사가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재검증에 찬성하는 목소리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에서 더욱 활발하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http://bric.postech.ac.kr/) 자유게시판에서 한 회원(ID:ferse)은 "연구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고치는 것이 과학자의 자세"라고 지적했으며, 다른 회원(ID:남녘바람)은 "과학이란 정확한 근거와 결론이 없으면 의심을 하고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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