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가계소득 크게 늘고 이자비용은 더 늘어

명목소득 증가율 역대최고<br>2분기 비소비 지출도 급증


경기도 수원에 사는 김순자(가명ㆍ57)씨는 희망근로 덕에 지난해부터 살림살이가 나아졌다. 남편은 병으로 누워 있고 외아들은 취직도 못해 끼니를 잇기도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지난 1년간 희망근로를 하며 벌어온 월 83만원이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그러나 희망근로 이후 변변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갈수록 우울하다. 이웃들은 "싼 이자에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다"며 햇살론을 알려줬지만 젊은 시절 보증을 잘못 서 고생한 경험이 생생한 김씨는 빚 이야기라면 자다가도 벌떡 깬다.


경기회복으로 가계소득이 3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2ㆍ4분기 명목소득 증가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소득격차를 보여주는 소득5분위 배율은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가계대출이 꾸준히 늘면서 이자비용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가계부채 관리가 우리 경제정책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ㆍ4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355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했다. 이는 통계청이 관련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전년동기 대비 명목소득은 지난해 3ㆍ4분기(-0.7%)에 감소했다가 4ㆍ4분기 4.9%, 올 1ㆍ4분기 7.3% 증가하면서 3분기 연속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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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소득은 307만3,000원으로 4.9% 늘면서 1ㆍ4분기(4.4%)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소비와 비소비 지출을 합한 명목 가계지출은 7.8% 늘어난 월평균 287만2,000원으로 지난해 2ㆍ4분기 이후 5분기째 증가했다.

그러나 비소비 지출동향(세금ㆍ연금ㆍ이자 등)에서 이자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7.6%나 증가해 가계의 부담을 늘리고 있다.

계층 간 소득격차를 나타내는 소득5분위 배율(균등화 가처분소득 기준)은 4.94로 2004년 이후 6년 만에 5 밑으로 떨어졌다. 그만큼 빈부격차가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소득5분위별로 보면 소득은 모든 분위에서 늘었고, 특히 하위 20%인 1분위(17.9%)의 증가율은 상위 20%인 5분위(6.4%)의 3배에 가까웠다. 1분위 소득은 근로소득(16.4%)과 이전소득(19.0%) 모두 늘었다. 희망근로사업이 도움이 된 것으로 추정됐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기회복에 따른 고용 및 소득증가 효과가 저소득층에까지 확산됐다"며 "고용과 가계소득이 경기후행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3ㆍ4분기 이후에도 가계소득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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