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6월 9일] <1718> 얀 틴베르헌


64.2%. 역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에서 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시간이 갈수록 이 비중은 더 높아질 것 같다. 2000년 이후 수상자 20명 가운데 18명이 미국인이다. 쏠림이 아무리 심해져도 변치 않을 게 있다. 초대(196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비주류로 간주할 수 있는 노르웨이(랑나르 프리슈ㆍRagnar Frisch)와 네덜란드(얀 틴베르헌ㆍJan Tinbergen)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둘은 초기 계량경제학 발전을 이끌며 비슷한 영역에서 활동했으나 틴베르헌이 보다 많은 흔적을 남겼다. 훨씬 더 오래 살았기 때문이다. 노벨상을 받은 지 3년 후 주위의 아쉬움 속에 사망한 프리슈와 달리 틴베르헌은 1994년 6월9일 사망(91세)할 때까지 경제개발과 국제협력에서 공정무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적을 쌓았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통계분석으로 노사 양측으로부터 신뢰를 얻어 네덜란드 산업평화의 보이지 않는 축이라는 중앙계획원도 틴베르헌이 노벨상 수상 이전부터 공들인 기구다. 생전에는 크게 주목 받지 못했지만 유엔 산하기구 강화를 통한 세계 불황 대응론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해지는 현실에서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정부가 보유한 정책수단이 정책목표보다 많거나 같을 때만 경제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틴베르헌의 법칙'도 여전히 효력을 인정받고 있다. 틴베르헌은 형제 노벨상 수상자로도 유명하다. 1973년 노벨 생리ㆍ의학상을 받은 니코 틴베르헌이 그의 친동생이다. 자살로 일찍 생을 마감한 막내동생도 통계학을 응용한 조류생태학자로 이름을 날렸다. 흥미로운 대목 한가지. 노벨상 공동 수상자인 프리슈도 말년에는 유전학과 꿀벌 연구에 매진했다. 유럽의 계량경제학과 동물행동학 사이에는 우리가 미처 모르는 연결고리라도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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