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략변화·사업의지 확인/삼성자동차 해외업체 인수추진 의미

◎기술제공 꺼리는 닛산외 제휴선 모색/보고서파문 치유 도덕성회복 차원도내년 3월 국내에서 승용차를 첫 출하하는 삼성자동차가 해외업체의 인수에 나선 것은 국내업체 인수라는 「무지개」만 바라보다 21세기 신수종사업인 자동차에서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과 함께 보다 적극적인 자동차 사업추진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특히 이같은 전략은 임경춘 부회장이 기아자동차인수와 관련 『인수의사도 여력도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국내인수보다 해외인수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 물론 림부회장의 말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해도 그가 그룹의 자동차사업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전략수정은 국내시장의 포화 및 해외시장의 장벽이 급격히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외진출에서 실기할 경우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해외업체의 인수나 전략적제휴를 통해 기술제휴 문제에서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는 일본 닛산(일산)의 대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날 임부회장의 입장은 잇단 내부보고서 파문으로 깊어진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삼성은 기아인수를 추진해온 내부보고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 유출은 『우리는 기아를 인수할 뜻도 여력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는 것으로 비쳐져 그룹이 최고의 가치와 덕목으로 내세우고 있는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은 게 사실. 림부회장이 『동창회도 못나가고 있다』고 털어놓은 것은 삼성의 마음 고생을 짐작케 한다. 이런 난제를 돌파하면서 21세기 주력사업인 자동차를 성공시키는 방안으로 해외사업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임부회장이 『당초 국내서 1백만대 체제를 구상했으나 국내생산 확대계획이 크게 바뀌었다』고 밝힌 것은 이같은 전략변화를 확인시킨다. 해외업체를 인수할 경우 기술제공을 꺼리고 있는 닛산과의 관계도 풀 수 있다. 여기서 관심은 해외기업 인수 가능성이다. 이와관련, 임부회장은 『그 이름을 들으면 깜짝 놀랄 유럽의 2개업체가 인수제의를 해온 적이 있으나 경제성을 들어 이를 거부한 적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인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특히 『최근 해외기업 인수에서 가속도가 붙었다』고 말해 상당히 빠르게 이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것으로 밝혔다. 물론 이 구상이 일반적인 분석처럼 진행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유럽의 깜짝 놀랄 기업」의 인수제의를 경제성을 고려해 거절했다는 임부회장의 발언에서 확인되듯 해외기업 인수가 그리 만만한게 아니다. 또 그의 발언을 평소의 소신으로 해석, 그룹의 전략과 다를 수도 있다. 한 임원은 『림부회장의 발언을 확대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또 해외사업 위주의 사업은 곧 수익성기반이 되는 내수시장의 위축을 뜻해 이를 고수할지도 미지수다.<부산=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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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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