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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1로 끊은 것은 백대마의 안형을 없앤 긴요한 수순이다. 백대마는 아직 한 집도 없다. 흑3은 오른쪽 백대마의 안형을 없애면서 왼쪽 백대마의 근거를 위협하는 기분좋은 수순. 여기서 창하오는 10분 동안 뜸을 들였다. 그 사이에 타이젬 생중계 해설을 담당한 강지성8단은 백의 입장에서 기사회생의 묘착을 찾아 보느라고 분주했는데 드디어 재미있는 가상도를 하나 만들어냈다. 참고도1의 백1 이하로 살자고 하다가 백7로 슬그머니 젖혀 보는 것이 의외로 멋진 수가 된다는 설명이었다. 만약 흑8로 반발한다면 백9, 11로 이 수상전은 흑이 도리어 잡히게 된다는 것. 창하오 역시 그 수를 보고 있었다. 강지성이 말한 그림에서 백1 이하 흑6을 결정하고 나서 백7에 젖히는 것은 상대방에게 자기의 작전을 노출시키게 된다고 생각한 창하오. 실전의 백4로 먼저 젖히는 노련함을 보여주었는데…. 이세돌이 누구인가. 그도 역시 백의 음모를 즉시 눈치채고 실전보의 흑5로 슬쩍 물러섰다. 백6 이하 흑9는 이렇게 되는 자리였고 백10이 놓였을 때 이번에는 이세돌이 장고를 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강지성8단은 타이젬에 참고도2의 백1 이하 흑7을 올려놓고 있었다. 그런데 창하오는 강지성이 만든 가상도의 백1, 3을 생략한 채로 실전보의 백10으로 밀어 올린 것이었다. "창하오가 고수는 고수로군요. 미리 모양을 결정짓지 않고 상대의 동향을 살피고 있어요."(강지성) 이세돌은 7분을 생각하고 실전보의 흑11로 올라섰다. 오른쪽으로 횡보를 하는 것보다 이쪽이 능률적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흑13으로 단속한 것은 예정된 수순. 이것으로 하변의 백3점은 확실하게 잡혔다. 이 방면에 조성된 흑의 실리가 무려 30집. 게다가 선수까지 빼어 좌변 보강까지 하게 되었다. "3연승으로 끝날 것 같습니다. 흑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김만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