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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4월 14일] 너무 쏠린 금통위
이혜진 기자(경제부) hasim@sed.co.kr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1명은 의장인 한은 총재이며 한은 부총재도 당연직으로 한 자리를 맡는다. 나머지 다섯 자리는 기획재정부ㆍ금융위원회ㆍ은행연합회ㆍ상공회의소ㆍ한은 등 다섯 기관에서 추천받아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임명권은 대통령에 있지만 추천 절차를 거치는 이유는 균형 잡힌 금통위 구성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3일 은행연합회는 최근 퇴임한 심훈 금통위원 후임으로 임승태 금융위 상임위원을 단독 추천했다. 물론 연합회가 자발적으로 추천했다고 믿는 이는 없다. 최고 권력층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다.
이번 인사는 여러모로 깜짝 인사다. 기존 은행연합회 추천인사는 형식상으로나마 추천 기관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민간 경험을 거친 인사를 천거했다. 심훈 전임 금통위원도 한은 출신이기는 하지만 부산은행장을 거치는 등 민간에서 경험을 쌓았다.
게다가 현직 경제부처 1급 공무원이 바로 금통위원으로 임명된 전례도 없었다. 새로운 시도가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전례가 없는 이유는 명예직으로서 금통위원이라는 자리의 무게감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인사에서 우려되는 대목은 금통위 구성의 심각한 불균형 문제다. 이번 정부 들어 총 7명 가운데 3명의 금통위원이 금융위ㆍ재정부ㆍ한은의 추천을 받아 선임됐다. 신임 총재에 이어 이번 금통위원 인사, 그리고 이달 말 임기가 끝나 교체되는 금통위원 자리까지 합치면 금통위원 7명 중 내부승진한 한은 부총재를 제외한 6명이 현 정부 인사로 채워진다. 인적 구성이 이렇게 한쪽으로 쏠린 상황에서 독립적 통화정책 수행이 가능할지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걱정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금통위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린다. '집단지성'이 제대로 발휘되는 균형 잡힌 금통위 구성을 위해 허울뿐인 기관 추천제는 이제라도 재고하는 게 낫지 않을까.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