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샷이 나빠도 마음이 가라앉는다면 승산이 있다. 그러나 샷이 좋아도 불안하면 일단 반쯤은 진 것이다.』연장 5번째홀까지 가는 숨가쁜 접전끝에 JAL 빅애플클래식 우승컵을 안은 셰리 슈타인하우어는 심리적 안정이 우승비결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일 새벽(한국시간) 뉴욕주 뉴로첼의 와이카길CC(파 71)서 끝난 JAL 빅애플클래식 골프대회에서 슈타인하우어는 11언더파 273타를 기록, 캐나다의 로리 케인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5번째홀에서 7.5㎙ 버디퍼팅을 낚아 정상에 섰다.
1, 2라운드 단독선두였던 박세리는 이날 1언더파 70타를 치는데 그쳐 합계 2언더파 282타로 공동 10위로 추락했다. 펄신은 4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쳐 최종 5언더파 279타로 5위를 차지하며 올시즌들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캐리 웹은 4언더파 280타로 공동 6위에 올랐고 지난해 우승자 아니카 소렌스탐은 3오버파 287타로 부진해 공동 26위에 그쳤다.
박세리는 이 대회, 특히 3라운드에서 1㎙퍼팅도 놓치는 등 심리적인 안정을 잃으면서 갑자기 무너져 내렸고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전반 내내 고전했다.
불안감의 요인은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1, 2라운드 단독선두에 오르면서 시즌 3승을 노렸다가 3라운드 초반부터 한창 자신감이 올랐던 퍼팅이 한두차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우승욕심이 불안감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경기가 진행될수록 초조해져 라인 파악이나 스트로크때 과감해지지 못했고 샷 할때도 피니시가 높아지는 등 정확도가 떨어졌다.
박세리의 불안감은 3라운드때와 마찬가지로 파 3홀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
리커버리의 기회가 많은 파4나 파5홀과 달리 파3홀은 티샷을 미스하면 파 세이브가 쉽지 않다. 3라운드에서 5개의 파3홀중 4개에서 보기를 했던 박세리는 이날 전반 3개의 파3홀에서 파, 보기,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파를 기록한 2번홀을 제외하고 4, 7번홀은 모두 티 샷이 그린 사이드 벙커에 빠졌다. 방향이나 거리가 틀렸다는 얘기다. 박세리는 이에따라 전반 한 때 오버파로 밀려 30위 밖으로 처지기도 했지만 후반에 컨디션을 회복해 13, 15, 17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마지막 18번홀을 이글로 장식해 「톱10」을 달성했다.
박세리는 경기를 마친 뒤 『너무 힘든 경기였다. 플레이가 마음먹은대로 풀리지 않아 파 3홀에서 많이 실수했다』며 『이번주 열리는 자이언트이글클래식은 지난해 우승했던 대회인만큼 자신감을 갖고 좋은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슈타인하우어와 케인의 연장
2타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섰던 셰리 슈타인하우어는 이날 샷 난조로 고전하면서 17번홀까지 1오버파를 기록했다.
같은 조의 케인이 17번홀 에지에서 4.5㎙버디를 성공시켜 케인이 1타 앞선 상황이었다. 그러나 슈타인하우어는 마지막 홀에서 3.5㎙의 내리막 버디를 낚아 극적으로 연장을 이끌어냈다.
연장 2, 3번째홀에서 케인의 볼이 홀을 돌아 나오면서 4번째홀까지 이 둘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연장 5번째홀, 케인이 그린사이드 벙커에서 홀 60㎝에 볼을 붙여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슈타인하우어의 볼은 홀7.5㎙거리, 갤러리들이 6번째 연장전을 기대하는 순간 그 버디퍼팅은 홀로 빨려 들어갔다. /김진영 기자 EAGLE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