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들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대형 LCD(액정표시장치) 분야에서 국내 양대 LCD 메이커인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에서 3%포인트 이상 앞섰으나, LG필립스가 차세대 생산공정인 5세대 라인을 다음달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선두 경쟁이 불붙고 있다.
LG필립스LCD가 지난 2000년 5월 1조6,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처음으로 구축한 5세대 라인에서 15인치 패널 기준으로 월 45만장까지 추가로 생산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종전 4세대 라인에 비해 같은 시간에 생산물량을 2배 이상으로 늘리고, 원가 경쟁력도 훨씬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LG필립스 관계자는 "차세대 LCD 시장 선점을 위해 5월부터 5세대 라인을 본격 가동해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다"며 "3ㆍ4분기중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세계 1위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세계 1위 수성 의지도 다부지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5세대 라인의 가동은 LG보다 늦은 3ㆍ4분기중 시작되지만 연간 베이스로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삼성은 5세대 라인을 본격 생산하면 15인치 패널을 월 30만장(15인치 기준) 이상 추가로 생산, 전체 생산규모가 96만장 가량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이처럼 예상보다 일찍 공격적인 투자에 나섬에 따라 LCD 전체 시황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5세대 라인이 본격 가동되더라도 상반기안에는 현재의 수직 상승세가 지속돼 15인치 모니터용 LCD의 경우 현재 255~260달러 수준에서 270~280달러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연말까지 강보합세를 유지한뒤 내년초 수급 안정으로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