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일 국민연금법 등 민생ㆍ개혁 입법이 또 다시 무산된데 대해 “헌정 사상 가장 심각한 국회의 파업 사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한나라당이 사학법과 연계해 여타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은 것을 ‘인질 정치’라고 규정짓고, “정책에 무관심한 여론이 국회의 파업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4월 임시국회가 개혁민생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채 폐회된 것과 관련, “우리 정치권과 국민들이 한국이 처한 상황을 안일하게 보고 있다”면서“세계가 빠르게 변하고 중국이 추격해온다고 얘기하면서 국가경영 문제에 관해서는 몹시 태연하게, 아주 나태한 국정 운영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연금법, 임대주택법 등 하나하나가 개혁입법이자 민생 입법인데 통과가 지체돼 임 수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이걸 무산시킨 국회가 과연 국회인가”라고 성토하면서 이를 ‘파업’‘태업’‘폐업’등이라면서 일갈했다.
비판은 곧장 한나라당으로 향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지금 전략은 인질정치 내지 파업정치”라면서 “이런 막강한 뱃심에 정말 놀랍고 막강한 뱃심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나오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국정을 이렇게 발목잡아서 어렵게 만들어 놓고 자기들이 대통령이 되면 국정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정말 물어보고 싶다”며 한나라당의 대선주자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노 대통령은 “여론이 국회의 파업사태를 뒷받침하고 민심이 뒷받침하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며 “정책에 무관심한 여론이 이같은 국회의 파업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여론의 무관심도 질타했다.
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국무 위원들에게 “국회의 태업사태가 우리 국민들에게 얼마만큼의 손실을 끼치고 있는지 전부 자료를 정리해 국정브리핑이나 청와대 브리핑에 게재해서 국민한테 보고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