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5.24개각 배경.의미] '전문장관' 내세워 개혁 마무리

김대중 대통령이 24일 취임 후 15개월만에 조각 수준의 대폭적인 개각을 단행하는 것은 내각에 전문성과 개혁성을 보강, 올해중 개혁완수라는 국정목표를 강력히 밀고나가겠다는 복안에서 비롯됐다.박지원 청와대 대변인은 『金대통령은 경제회복이 너무 빨라 국민과 재벌 등 각 부문에서 개혁을 늦추려는 기미도 보이기 때문에 이번 제2기 내각을 통해 철저한 개혁을 추진, 경제를 반석위에 올려놓고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라고 말해 이번 개각의 최대목적이 「개혁 가속화」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 개각은 부수적으로 정치인 장관들의 복귀, 국민연금 파동 등 각종 국정혼선에 대한 인책 등 그동안 누적된 개각요인을 한꺼번에 털어버리게 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아울러 2차 정부조직개편에 따른 공직사회의 동요를 차단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차관급 인사의 대폭 발탁 및 연쇄 승진인사를 통해 동요하고 있는 공직 사회를 안정시키고 공직자들을 개혁의 주체로 앞장세운다는 포석이다. 이와 함께 이번 대폭 개각의 배경에는 철저한 지역안배 인사를 통해 국민화합을 도모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金대통령은 이번 개각을 통해 올해 국정과제로 설정한 경제개혁을 완수하고 정치개혁을 강력히 추진하며 국민화합을 적극 지향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민의 정부」 제2기 내각은 외환위기 극복과제를 중심으로 짜여졌던 1기 내각에 비교할 때 그 구성인사들의 면모나 내각의 성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기 내각이 개혁의 밑그림을 그리고 틀을 잡는 역할을 한 데 비해 2기 내각은 각론적인 개혁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金대통령이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너무 일찍 당에 복귀시키면 불필요하게 16대 총선 분위기를 조기과열시킬 수 있다는 내부 지적에도 불구하고 교체를 결심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강력한 추진력과 전문·개혁성을 갖춘 각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朴대변인이 후임 장관 인선기준을 비정당인 전문성 개혁성이라고 설명한 것에서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현재까지 지적된 각료 개개인의 교체 사유에서도 이번 개각의 의미를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이규성 재경장관은 경제팀을 이끌어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회복 단계에 진입시켰지만 리더십과 추진력에서 합격점에 미흡한 점이 지적돼왔다. 따라서 李장관의 교체는 5대 재벌의 구조조정 막판 버티기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개혁을 더욱 강력히 밀어부치는 경제팀을 구성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진다. 사법개혁과 교육개혁이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서 박상천 법무와 이해찬 교육장관을 「당복귀」 명분으로 내보내기로 한 것도 개혁의지를 퇴색시키지 않으면서 개혁반발 요인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朴장관은 그동안 검찰 입장을 과잉 대변해옴으로써 철저한 사법개혁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李장관은 개혁의지와 방향에 대한 金대통령의 인정에도 불구하고 교직사회 전체의 반발을 사 교육개혁이 도리어 장애에 부딪히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임명된지 얼마되지 않을 뿐 아니라 민간경영인 기용실험 케이스인 남궁석 정보통신장관이 교체대상에 오른 것은 재벌과의 유착 구설수 때문이다. 철저한 재벌개혁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인덕 통일장관이 교체검토 대상에 오른 것도 대북정책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로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다. 경제, 교육, 외교안보 분야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각각 1순위로 검토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준수 기자 J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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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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