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신인감독 연출·스타캐스팅 영화 흥행 부진<br>'자금 위기' 제작사들 검증받은 감독에 안전투자 선호
| 이준익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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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준호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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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은 108편의 개봉 작 중 53편이 신인감독의 작품일 정도로 ‘첫번째 도전’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2007년 관객들은 익숙한 감독 이름들을 더 많이 듣게 될 전망이다. 신인 감독들의 도전이 잇따라 실패로 돌아가자 제작사들이 안정감 있는 중견 감독들에게 손길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충무로에 퍼지고 있는 투자위기설과 스타캐스팅 영화들의 연이은 실패는 이런 추세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신인 감독들의 대거 부진으로 안정성 있는 중견감독 선호 높아져=지난해 전체의 47%의 영화들이 신인 감독들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정작 이들 영화를 관람한 관객은 전체 관객의 34%에 지나지 않는다. 예외는 ‘투사부일체’, ‘맨발의 기봉이’, ‘달콤, 살벌한 연인’ 정도. 나머지는 모두 충무로에서 수익 기준선으로 꼽는 관객 200만 명을 넘는 데 실패했다.
반면 흥행에 성공한 ‘괴물’, ‘왕의 남자’, ‘타짜’, ‘미녀는 괴로워’ 등은 대부분 한편이상 대중들로부터 검증을 받았던 감독들의 작품이다. 때문에 올해 영화사들이 한번 이상 인정 받은 감독들의 작품위주로 투자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충무로의 자금위기설은 이 견해에 힘을 더한다. 지난해에는 영화사들이 주식시장 우회상장 등으로 유휴자금을 얻어 신인 감독들의 프로젝트에 투자할 여력이 있었던 반면 올해는 더 이상 자금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영화계 한 관계자들은 “올해는 확실한 프로젝트가 아니면 투자 받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타캐스팅 영화들의 부진으로 ‘감독브랜드’에 대한 관심 높아져=스타들을 동원한 영화가 연이어 실패한 것도 중견 감독들의 귀환을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특히 봉준호 등 몇몇 감독들이 이름 값을 하며 관객 동원에 성공하면서 ‘감독브랜드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지난 한해 대표적인 한류스타 이병헌과 최지우를 내세운 ‘그 해 여름’과 ‘연리지’, ‘국민여동생’ 문근영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은 ‘사랑따윈 필요 없어’ 등이 줄줄이 관객에게 외면당했다. 권상우, 유지태 주연의 ‘야수’, 차승원 주연의 ‘국경의 남쪽’도 마찬가지.
이에 비해 괴물(봉준호), 타짜(최동훈), 라디오스타(이준익),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송해성) 등은 감독의 유명세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국내 영화계에서 재미 없는 스타캐스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과 감독 이름만으로도 관객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충무로에서는 영화의 중심이 ‘스타배우’에서 ‘스타감독’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영화계에서는 “몇몇 유명 감독들의 경우 스필버그 등 할리우드 유명 감독들처럼 이름값만으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