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수 결손이 내년에도 이어지면 세수 결손이 만성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년 연속 이어진 세수펑크에도 재정 당국의 '장밋빛 전망'이 여전한데다 경기 악화로 기업의 매출액도 급감하는 등 세수 기반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년 대비 20조원 늘어나는 '슈퍼 예산'으로 편성된 내년 추가 세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담뱃값 인상에 따른 증세 효과도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예산정책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가 내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제시한 내년 국세수입 예상치인 221조5,000억원이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말 내놓은 내년 세입 예산안 분석 및 중기 총수입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세수가 218조2,000억원으로 정부 예상치인 221조5,000억원에 비해 3조3,000억원 부족할 것으로 관측했다.
학계에서도 6% 경상성장률의 현실적 문제를 지적하며 내년 세수 역시 펑크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는 한국이 지난 2012년부터 2015까지 사상 초유의 4년 연속 세수 펑크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는 의미다.
더욱이 내년 법인세 수입의 기반이 되는 올해 기업 실적도 나쁘다. 한국은행이 상장기업과 주요 비상장기업 1,700여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기업들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감소했다. 기업 매출액이 1년 전 대비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당초 2,000억원 인상을 전제로 짜였던 세수 추계도 국회에서 인상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세수도 줄어드는 것이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정부는 내년에 경상성장률 6%를 전제로 세수 전망을 짰는데 실제로는 잘해야 5% 정도 될 것"이라면서 "법인세 등 부분에서 세수 결손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