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강세호 한국유니시스 사장

“다윗 경영으로 승부를 걸겠습니다.” 여전히 신조어를 잘 만드는 강세호(48) 한국유니시스 사장은 다윗과 골리앗이 그려진 성서의 한 장면을 보여 주며 다윗 경영을 강조한다. “덩치가 작은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릴 수 있었던 것은 급소를 향해 정확한 방향으로 돌팔매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골리앗을 이기겠다는 다윗의 의지가 가장 큰 힘이라고 할 수 있지요.” 우리나라 하드웨어 시장의 터줏대감인 HPㆍIBM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강 사장의 답변이다. 강 사장은 유니시스가 가진 핵심 역량을 무기로 시장을 정확히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우연치 않게도 강 사장의 사무실에서는 우뚝 선 HP의 건물이 바로 보인다. 세계 최초의 컴퓨터 제조업체인 유니시스는 현재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컨설팅, 시스템통합, 아웃소싱 등등 유니시스의 사업은 삼성SDS 재직 시절에도 해 왔던 업무이기에 낯설지 않다고 강 사장은 말한다. 이러한 이력이 다가오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적절한 인물로 유니시스의 낙점을 받은 이유라는 게 강 사장의 해석이다. 사실 한국유니시스의 메인 프레임은 금융권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농협을 비롯해 수협ㆍ신한은행ㆍ조흥은행ㆍ증권거래소ㆍ은행연합회 등 대형 금융기관들이 유니시스의 메인 프레임을 주 컴퓨터로 사용하고 있다. 또 삼성생명ㆍ신한 지주사 등에 하이엔드급 서버를 공급하고 있다. 강 사장은 그 동안 유니시스가 쌓은 기술 노하우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사가 요구하는 통합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자리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니시스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컨설팅, 시스템통합(SI), 아웃소싱, 인프라스트럭처, 서버기술 등 5가지로 분류하고 한국 시장의 강점을 확대하면서 컨설팅와 SI 서비스의 약점을 보완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강 사장은 “본사나 구미 지역의 서비스 매출 비중의 7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서비스 활동을 극대화시켜 하드웨어 중심의 매출구조를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한국유니시스는 올해 1,000억원 매출 목표를 무난히 달성, 오는 2006년까지 매년 20% 수준의 고성장을 한다는 계획이다. `변신의 귀재`라는 별명에 맞게 강 사장의 인생 이력은 변화무쌍하다. 가난한 촌놈에서 실업계 철도고등학교 학생, 기술고시출신 사무관, 정보기술(IT) 업계 엔지니어에서 컨설턴트로, 그리고 대표이사 사장으로 그의 변신은 계속돼 왔다. 특히 삼성SDS 컨설팅팀에서 한국은행 정보전략계획, IMF 외환관리시스템 구축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그의 숨은 재능은 빛을 발휘하기 시작, 지난 2000년에는 유니텔(현 삼성네트웍스) 대표이사로 경영자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또 지난 4월에는 외국계 기업인 한국유니시스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다시 한 번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한국 인터넷 비즈니스의 충실한 안내자였던 그가 외국계 회사의 보스로 간 데 대해 강 사장은 `글로벌(Global)을 향한 도전`이라고 잘라 말한다. “IT 산업의 패러다임은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에서 모바일로, 그리고 이제는 유비쿼터스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진화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여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강 사장이 오면서 한국유니시스 또한 큰 변화를 겪었다. 외국기업 특유의 개인 플레이를 벗어나 화합 분위기로 확 바뀐 것. 강 사장은 신뢰 경영을 바탕으로 한 조직의 응집력을 중요하게 여긴다. “유니텔 시절 직원들과의 위화감을 없애기 위해 수평적인 관계를 중시했지만 조직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팀장급에게 권한을 맡기는, 수직과 수평이 조화를 이룬 경영 방식이 필요하더군요.” 한편 현재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얼음 상자 속의 경제(Economy In the Ice Box)`라는 논리를 편다. 따뜻한 불을 지펴 서서히 얼음을 녹임으로써 경제가 다시 기지개를 펴고 용솟음 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 강 사장은 경영자들에게 ▲외향적 대담성(External Obsession) ▲최선이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다(Best or Nothing) ▲미래 개척(Invent the future) ▲용감성(Be Bold) ▲속도성(Team for the Speed) ▲이것 아니면 죽는다는 각오로 배수진을 치는 일(Deliver or Die) ▲마지막까지 실수가 없도록 하는 완벽성(Absolute Integrity) 등 7가지 덕목을 주문했다. 성과를 철저히 따져 CEO를 평가하는 외국계 회사에 발을 담갔지만 강 사장은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글로벌 IT 환경이 급속하게 변하는 만큼 기업과 그 구성원들도 `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해야 한다”며 한국 IT 업계에 몸 담고 있는 모든 이들의 노력을 당부했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강세호 사장은 철저하게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자이다. 기업에서의 `사람`이란 고객과 임직원, 그리고 가족이라고 설명한다.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팔거나 고객 입장에 서서 정말 고객이 필요로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권한다. 아울러 회사가 아무리 좋은 제도를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임직원이 신명 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으면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을 하지 않게 되고, 서비스의 품질을 생각하게 되지 않아 자동적으로 고객 불만을 야기함으로써 회사가 어려워진다고 믿는다. 임직원이 신명 나게 일을 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에 강 사장은 기업의 성과를 측정하는 요소 중의 하나로 `고객만족지수(CSI)`, `종업원만족지수(ESI)`, 그리고 `가족만족지수 (FSI)`를 꼽는다. 강사장의 사람을 강조하는 경영 스타일은 회사의 경영방침에도 잘 나타난다. 회사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 제일 먼저 커뮤니케이션 경영을 강조한다. 조직 내부에서 생기는 대부분의 불협화음은 조직 내부 구성원간 대화의 부족이나 잘못된 대화의 방식에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사람들의 마음 관리를 위한 감성경영을 강조한다. 잘하고 있을 때 격려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함께 도울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세 번째로 창조경영을 말한다. 남보다 앞서 예측하고 비즈니스를 개척할 수 있는 컨설팅 역량을 임직원들이 갖기를 권한다. ◇약력 ▲73년 국립철도고등학교 전기과 졸업 ▲77년 연세대 전기공학과(공학사) 졸업 ▲84년 연세대 대학원 전기공학과 석사 수료 ▲92년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대학원 Bioengineering(공학박사) 수료 ▲93년 시카고 케이스대학 조교수 ▲96년-99년 연세대 산업대학원 산업정보학과 강사 ▲93년-99년 삼성SDS 컨설팅사업부장 (이사) ▲99년-2000년 2월 한국소프트창업자문㈜ 대표이사 ▲2000년 유니텔(현 삼성네트웍스) 대표이사 ▲2002년 SE㈜ 대표이사 ▲2003년 4월 한국유니시스 사장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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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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