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에서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명품매출 신장세가 환율상승 호재로 더 가팔라지고 있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해외여행객이 감소하면서 해외 및 면세점에서의 명품 수요가 국내 백화점 등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7월 주요 해외 수입명품 업체들이 환율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15~20% 정도 인상한 것도 매출 급증세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급격한 환율상승으로 금융시장과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지만 명품매출에는 오히려 호재가 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의 명품 매출증가율은 지난 1ㆍ4분기 20%대(전년동기비)에서 2ㆍ4분기에는 30%대로 높아졌고 8월 이후에는 40%대까지 상승했다. 롯데백화점 명품관인 에비뉴엘의 해외명품의 매출은 1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정도 증가했으나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한 3월부터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져 신장률이 30%대로 높아졌다. 특히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대를 돌파한 지난 5월부터는 명품매출 신장률이 40%대에 달했고 지난 8월에는 50%대로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신장률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설 명절 특수와 주요 명품 브랜드의 시즌오프 행사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5.3%나 급증했던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3월 19.6%, 4월 29.7%로 주춤한 뒤 5월부터 다시 40%대로 높아졌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5월 38.1%, 6월 46.6%, 7월 28.0%, 8월 42.9%를 기록했다. 백화점의 명품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환율상승으로 해외여행객이 감소하면서 해외에서 구입하는 명품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신 해외 구입수요가 국내로 몰리면서 국내 백화점 등의 명품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장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상승이 장기적으로는 유통업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명품 매출 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명품을 구입하는 고객이 백화점 등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요 명품 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매출 증가의 요인이 되고 있다. 루이비통, 샤넬 등 주요 명품 업체들이 지난 7월 환율상승을 이유로 잡화 등 주요 상품 가격을 15~20% 올리면서 백화점 명품 매출도 자연스럽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하반기에도 고가인 의류보다는 잡화를 중심으로 가격을 한차례 더 올릴 것”이라며 “구매 고객이 늘어나고 가격도 상승해 백화점 명품 매출은 급증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