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또다시 ‘허리케인 악몽’에 빠졌다. 열대성 폭풍 ‘리타’가 허리케인으로 발전해 멕시코만 석유시설을 강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는 7%나 올라 단숨에 배럴당 67달러대까지 치솟았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은 직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39달러(7.0%) 폭등한 67.39달러로 마감했다. 북해산브렌트유와 휘발유 10월 인도분 가격도 각각 6.1%, 14.4%나 수직 상승했다.
이날 유가폭등의 주범은 멕시코만으로 접근하는 열대성 폭풍 리타였다. 전문가들은 리타가 허리케인으로 격상된 후 미국 석유시설이 몰려 있는 멕시코만에 진입할 경우 ‘카트리나’ 때문에 차질을 빚고 있는 석유 및 정유 생산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리타의 예상진로에 위치한 멕시코만에는 26개 정유공장이 미국 전체 정유 생산량의 26%에 달하는 하루 460만배럴을 정제하고 있다. 멕시코만의 석유생산은 이미 차질을 빚기 시작해 로열더치셸ㆍBPㆍ셰브론 등 정유사들은 석유생산 인력 소개에 돌입했다. 미국 자원관리청은 이날 멕시코만의 석유생산은 정상일의 56% 수준으로 떨어졌고 천연가스 생산량 역시 34%대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19~20일 열린 회원국 회의에서 ‘즉각 증산’이라는 기존 방침을 철회하고 ‘필요할 경우’ 생산량을 늘리고 쿼터를 상향 조정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유가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