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산드라(불길한 일을 예언하는 사람)가 있었던들 사람들이 버블붕괴를 귀담아 들었겠는가"
'오바마의 현인' 워런 버핏(사진)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의 금융위기 진상규명위원회에 참석해 "부동산버블의 붕괴로 초래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불가항력이었다"면서 "무디스를 비롯한 신용평가회사만의 잘못은 아니다"라고 증언했다. 버핏은 청문회를 출석을 미적대다 소환장을 받고 이날 마지못해 출석, 눈총을 받았다.
버핏은 이날 무디스의 최대 주주자격으로 금융위기와 신용평가회사의 연관성을 다루는 청문회에 참석했다. 그는 신평가사의 금융위기 책임론과 관련 "신평가들이 부동산 버블에서 비롯된 위기를 예측하지 못했으며 부적절한 평가를 한 것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지만 그것이 이들만의 책임은 아니다"라며 무디스를 사실상 두둔했다.
신평사들은 2006년과 2007년 최고신용등급을 부여했던 모기지 채권의 91%와 97%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 이후 정크본드(투자 부적격) 수준으로 강등, 위기를 경고하기는커녕 확산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버핏은 "미국의 부동산 버블은 나 역시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별 4개 등급(four star)'의 버블로 모두들 탐욕에 눈이 멀었다"며 "당시 카산드라가 있었던들 사람들이 그의 말을 믿었겠냐"라고 버블 예측이 불가항력이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버핏은 또 미 의회가 신평사와 월가의 유착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 주도의 신용평가위원회가 신용평가 업무를 할당하도록 한 금융개혁 수정안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신평사가 수수료를 받고 채권 등급을 부여하는 현 시스템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현실적인 대안과 완벽한 모델은 없으며 신용평가 할당제 역시 완벽하지는 못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