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인재를 찾아라.”
2일 경기도 안성시 우리은행 연수원. 이날 연수원에는 350명의 ‘예비 은행원’들이 처음으로 ‘실무자 면접’을 받으면서 구슬땀을 흘렸다. 우리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신입행원 실무자 면접을 1박2일 동안 진행했다. 은행권의 채용 풍속도가 달라지면서 창의적이면서도 실무적인 자질을 갖춘 인재를 찾으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월24일부터 11월1일까지 인터넷을 통해 공모한 9,300여명의 응시자 가운데 올해 신입행원으로 100명을 선발할 예정이었다. 경쟁률은 93대1. 그러나 응시율이 높고 지원자 중에 우수인재가 많아 우리은행은 당초 계획을 바꿔 채용인원을 200명으로 두배 늘리기로 했다.
응시자 가운데 서류전형의 관문을 통과한 사람은 350명. 이들은 이번 실무자 면접의 관문을 통과한 후 최종적으로 ‘임원 면접’을 거쳐 이달 중 최종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실무자 면접에서는 그동안 사무실에서 치러지던 기존 면접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창의성과 조직활동, 협동성, 마케팅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9가지 프로그램이 밀도 있게 진행됐다.
첫날인 1일 프로그램은 ‘테이블 면접’을 통해 기본소양 테스트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자기소개와 입행 후 10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계획, 시사 상식과 영어 퀴즈를 통해 1단계로 기본소양을 점검했다. 이어 열린 집단토론에서는 조별 주제를 통한 찬반토론을 통해 논리적인 사고와 언어 구사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테스트했다.
또 조별 상징물 제작을 통한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에서는 개인별 창의성과 설득능력 등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다. 이날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상품 브로셔 제작’. 금융 신상품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브로셔를 각자 만들고 연수원에 게시해 상호 평가를 받도록 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은행업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핵심 요점을 전달하는 능력 등도 종합적으로 평가됐다. 마지막으로 집단과제와 개인과제를 해결하는 보고서를 제출받았다.
둘째날은 역동성 평가. 윤리경영 프로젝트를 상호 면접을 통해 점검해 은행원으로서 필요한 도덕적인 자질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다. 이어서 외부업체에 의뢰해 진행된 ‘도전 우리벨’은 지원자 전원이 참여해 오락을 가미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인 직원에게는 부상도 푸짐하게 증정됐다.
이번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인 ‘역동성(activity)면접’은 미션 포스트 게임과 단체 정리게임을 통해 동료간 평가를 중요한 판단자료로 활용했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펀(fun) 페스트벌’은 각자의 이미지 메이킹과 조별 장기자랑 등을 통해 숨은 재주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장으로 활용됐다.
이경희 우리은행 HR(인력)운용팀 부장은 “틀에 박힌 기존 면접으로는 은행에 꼭 필요한 인재를 찾는 데 부족한 점이 없지 않았다”면서 “지난해 실무자 합숙 면접을 실시한 결과가 좋아 올해도 이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