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조선족 '천재 탁구소녀' 강미순 태극마크 달다


“한국 국가대표 꿈을 이뤄서 기뻐요. 대표팀 언니들에게 많이 배워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을 꼭 따고 싶어요.” 조선족 출신으로 대우증권 여자탁구 강미순(16ㆍ사진)선수는 한국 땅을 밟은 지 1년 3개월여 만에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며 ‘코리안드림’을 이뤘다. 꿈에도 그리던 태극마크다. 30일 충북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 여자부에서 최종 5위(12승6패)로 대표 발탁이 확정되자 경기장을 찾아 응원했던 어머니 권문옥(42)씨의 품에 안겨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를 따라 한국에 온 지 1년여 만에 얻은 최고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중국 헤이룽장성 다칭에서 조선족 아버지 강태복(45)씨와 어머니 권문옥씨 사이에 태어난 강미순은 체육교사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여섯 살 때 처음 라켓을 잡았다. 키 166㎝의 좋은 신체조건을 갖춘 그는 지난해 중국 2부리그에서 전체 6위에 올랐을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다. 그는 몸담았던 중국 누능클럽과 자매결연을 한 현대시멘트 탁구단의 초청으로 지난해 8월 입국했다. 현대시멘트가 해체되면서 국내 무대에서 뛸 기회를 잃는 듯했지만 김택수 대우증권 총감독의 눈에 들어 같은 해 9월 대우증권에 입단했다. 왼손 셰이크핸드 드라이브 전형으로 중국에서 배운 기본기가 탄탄하다. 포어핸드 드라이브가 위력적이고 스피드와 파워 모두 뛰어나다. 하지만 태극마크를 달기까지 한국 생활 적응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어린 나이가 걸림돌이었다. 귀화 시험을 통과해 어엿한 한국인이 됐음에도 고교 2학년에 해당하는 어린 나이 탓에 ‘19세 이하는 고등부에 등록해야 한다’는 대한체육회 선수 등록 규정에 발목을 잡혔던 것. 다행히 어린 나이를 이유로 실업 진출을 막을 수 없다는 체육회의 선수자격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족쇄가 풀렸다. 어눌한 한국 말씨와 중국과 다른 한국의 문화차이로 마음고생을 했지만 김택수 총감독과 육선희 여자팀 코치가 다독여줬고 집중적인 조련을 받은 끝에 지난 3월 말 SBS 챔피언전을 통해 국내 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쟁쟁한 언니들과 경쟁에서 매운 실력을 보여줬고 대우증권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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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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