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세상] 기업의 몰락에는 5단계가 있다

■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짐 콜린스 지음, 김영사 펴냄


리먼브러더스는 158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끝내 파산했다. 포천 200대 기업 베어스턴스는 굴욕적인 협상 끝에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됐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구제금융을 수혈받아야 했다. 번영하는 미국의 상징이던 메릴린치는 공개 매각됐다. 기업들은 왜 위대한 기업으로 건재하는가 하면 혹은 사라지거나 몰락하는가.'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 짐 콜린스는 오랫동안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 요소로 밝고 명랑한 주제에 초점을 맞춰 연구해왔다. 그러나 위대한 기업이라 믿었던 회사들이 채 10년도 못 돼 도산하고 합병되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그는 기업들이 몰락을 미리 감지하고 피할 방법에 주목하게 된다. 기업은 어떻게 무너져 가는 걸까. 어떻게 하면 모든 걸 제자리로 되돌릴 수 있을까 등에 대한 의문을 놓고 그는 인류의 기업 역사를 연구했다고 한다. 성공으로 인한 자만심에 몰락하거나 과도한 욕심으로 회사가 풍비박산나기도 했다. 위기를 무시하고 간과하는 바람에 몰락하는 기업도 있었다. 저자는 그 연구결과로 '몰락의 5단계'를 제시한다. 1단계는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다. 성공을 당연한 것으로 간주해 거만해지고 진정한 성공의 근본 요인을 잊으며 자신을 과대평가한다. 2단계는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부리는 단계다. 기업이 안주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지나친 욕심으로 도를 넘는 것은 더 위험한 일이다. 3단계는 위험과 위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다. 회사의 어려움도 일시적이거나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치부한다. 부정적 데이터는 축소하고 긍정적 데이터는 부풀린다. 4단계는 구원을 찾아 헤매는 단계다. 기업의 가파른 하락세가 뚜렷이 보인다. 비전 있고 과감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전략,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제품, 판을 뒤집을 합병 등 극약 처방을 추구한다. 마지막 5단계는 유명무실해지거나 생명이 끝나는 단계다. 추락이 가속화되며 조직이 심하게 위축돼 극단적일 경우 완전히 몰락한다. 저자는 몰락하는 기업들 대부분이 이 같은 몰락의 5단계 틀 안에서 공통적인 패턴을 보였다고 말한다. 또 많은 기업이 1, 2단계 혹은 3, 4단계의 징후를 보이는 시기를 겪지만 반드시 망하는 운명에 처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제록스는 부채 비율이 900%에 이를 정도로 몰락의 4단계까지 떨어졌지만 올바른 진단과 판단, 개혁으로 2006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저자는 몰락의 징후를 빨리 예측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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